SK이노·SK E&S ‘합병 승인’ 27일 임시 주총…‘반대’ 주주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변수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승인을 위한 양사의 임시 주주총회(주총)가 27일 열린다.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가 그룹 지주사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도 합병 찬성을 권고해 합병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2대 주주 국민연금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대거 행사할 경우 합병 추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주총을 열고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표결한다. 합병은 주총 특별 결의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비상장사인 SK E&S는 SK(주)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승인안 통과가 확실하다.

이에 관심은 SK이노베이션 주총에 쏠린다. SK이노베이션 주주는 SK(주) 36.2%, 개인 24.9%, 외국인 20.9%, 기관 14.3%(국민연금 6.2% 포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합병 승인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찬성 및 반대 주주들의 출석 비율이 일차적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합병안이 주총에서 무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주사가 최대주주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합병 찬성 의견을 밝혀 외국인 주주들도 이에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과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은 각각 주총에서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했다. 다만 주총 이후 합병에 반대하는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합병 성사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27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행사 금액은 주당 11만1943원으로 정해졌고, SK이노베이션은 8000억원(발행 주식 수의 약 7.4%) 규모의 한도를 설정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 기간까지 행사 금액을 밑돌면 실제 청구권 행사 규모가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

지분 6.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지분 전체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6000억여원이 된다. 여기에 일부 소액주주들이 가세하면 8000억원 한도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낮은 1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8000억원을 넘어서면 SK이노베이션이 한도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한도를 웃돌면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