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를 막는 사람들, 그들이 말하는 '예방책' [막을 수 있는 아동학대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協 대표 "이웃 아이도 보듬는 넓은 의미 부모되길"
경기알파팀은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곳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시민단체, 교수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아동학대는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한 아동학대.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힘쓰는 이들에게서 아동학대를 막을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 “어른들이 착한 감시자 되길”…김민애 경기도거점아동보호전문기관장
“주변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관심이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학대 아동들의 치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기도거점아동보호전문기관의 김민애 관장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모든 부모들이 양육을 위한 교육을 이수하고, 아동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관장은 전국에서 제일 많은 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이끄는 경기도거점아동보호전문기관의 수장으로 일하면서 ‘나도 학대 행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만큼 아동학대라는 건 가정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심각한 사건만 있는 게 아니다. 아동의 권리를 존중해 주지 못하는 태도들에 대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대로 아동이 사망했다거나 하는 중대사건이 있을 때만 신고율이 높아지고, 지속적인 노출이 없으면 관심도가 빠르게 식는다”며 “국가나 기업, 언론 모두가 아동의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고 아동을 존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홍보가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있는 모든 곳의 어른들이 착한 감시자가 돼 아동을 살피고 안전을 확인하는 일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특히 김 관장은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 강화와 국민 전체가 신고의무자와 같은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가 되기 전부터 긍정 양육이나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 양육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교육이 필요한 만큼 이런 내용을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넣으면 효과가 좋을 것 같다”며 “또한 신고의무자들만 신고하는 게 아니라 국민 모두 주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학대가 의심되면 즉시 신고할 수 있는, 다른 아이 또한 내 아이처럼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특정 사건이 이슈화됐을 때 나오는 일회성 정책이 아닌 장기적인 보호정책들이 마련되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아동 보호 최일선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넓은 의미의 부모가 되길”…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학대 피해 아동도 결국 내 아이의 시대적 동반자입니다. 이웃의 아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넓은 의미의 부모가 됐으면 합니다.”
아동권리 옹호를 위해 모든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주변의 아이들을 살필 줄 아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기고, 이러한 심리적 상처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여러 불행한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강화됐지만, 예방이나 재학대 방지 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동학대 관련 교육은 거의 부재하다. 신고의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그나마 동영상으로라도 이뤄지지만 부모 교육은 신청자에 한해서만 이뤄지고 있고 아주 극소수”라며 “부모교육이 예비군 교육이나 민방위 교육처럼 의무화돼 연령대별 주 양육자가 교육을 받아야지만 아동수당 등이 지급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공 대표는 일반 국민들도 자신들이 아동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 대표는 “아이들은 당연히 미숙하고 판단력과 경험이 부족하니 실수도 할 수 있는데, 그때 손쉬운 폭력으로 해결하려하거나 분노를 폭언으로 풀어내려 하는 대신 부모의 역할을 배우고 또 배워 아동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이웃의 아이가 지속적으로 거리를 헤매는 방임상태는 아닌지, 폭력을 당한 것은 아닌지 지체 없이 신고하고 신고 이후 판단은 경찰, 지자체, 국가가 책임지는 만큼 일단은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아이 시절 무엇을 원했는지, 어떻게 양육해주길 바랐는지 돌이켜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아동학대는 먼 곳의 이야기나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고, 학대피해를 당한 아이도 내 아이의 시대적 동반자인 만큼 내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길 바란다면, 이웃의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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