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처럼 ‘아픔’ 보듬고… 미래 선물 [막을 수 있는 아동학대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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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국내에서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 복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아이의 인생에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는 게 아동학대라면 그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건 아동권리보장원과 그 산하에 있는 각 지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일이다.
경기알파팀은 학대 예방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용인아동보호전문기관(용인아보전)을 찾아 상담원의 24시간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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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부터 안전할 때까지 책임 다해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 복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흐른 2019년 7월16일, 아동권리보장원이 출범했다. 그동안 흩어져 운영되고 있던 아동 관련 업무를 하나로 통합한 아동 만을 위한 기관의 탄생이었다.
한 아이의 인생에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는 게 아동학대라면 그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건 아동권리보장원과 그 산하에 있는 각 지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일이다. 학대 받은 아이들이 과거에 묶이지 않도록 새로운 가족이 돼 주고,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하는 이들.
경기알파팀은 학대 예방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용인아동보호전문기관(용인아보전)을 찾아 상담원의 24시간을 동행했다.
용인아보전의 출근 시간인 오전 10시를 한참 앞둔 오전 9시께.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에 상담원들이 하나둘 업무를 시작했다. 가져온 가방을 채 내려놓지도 못한 채 전화기를 든 이들은 아이들에겐 가족처럼 친근한 목소리로, 유관기관과 학대전담 공무원에게는 친절한 목소리로 다가가며 소통했다.
한 사람이 하루 서른 통이 넘는 전화를 받는 이들은 길게는 1시간이 넘게 이어지는 전화에서 끊임없이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오전을 보낸 박주희 상담원과 임은혜 상담원은 황급히 짐을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모든 상담이 원칙적으로 ‘대면상담’으로 이뤄지고 있어 출장은 이들에게 일상과도 같다.
이날의 출장지는 천안이다. 지난해 용인에서 학대 피해를 본 아동이 입원한 병원으로 향하는 건데, 용인아보전 소속이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출장도 흔한 일이라고 했다. 원래도 소아청소년을 치료하는 곳이 드문 데다 요즘은 의료파업으로 인해 용인의 병원을 찾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담원들은 “지방이라도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감사한 일”이라며 흔쾌히 나서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1시간30분을 달려 만난 민채는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는 상담원의 목소리에 손을 흔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병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고 싶은 일은 없는지 묻는 상담원에게 민채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하나 둘 말하기 시작했다.
민채에게 상담원들은 “부모님이 민채에게 미안해 하고 있다. 집에 가면 잘 보살펴 주실거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가정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용인아보전은 민채가 원가정으로 복귀하기 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원가정 복귀가 결정되면 1개월간 주1회, 이후 학대로부터 안전해질 때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민채를 만나고 다시 용인으로 돌아온 상담원들이 이번에는 빵집을 돌아다니느라 분주했다. 지난해부터 상담을 받고 있는 승연이(7세)와 승훈이(5세) 남매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날 생일을 맞은 승훈이가 평소 좋아하는 로봇 케이크를 사기 위해 상담원들은 3곳의 빵집을 돌아다녔다. 승훈이 집으로 향한 상담원들은 지난 번 선물을 받지 못해 울상이 됐던 승연이 선물까지 건넨 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엄마와 함께 주거지 상담도 마쳤다.
이날 두 상담원의 일과는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12시간의 근무시간. 그럼에도 박주희 상담원은 “전보다 아이들이 좋아보여 다행이었다”며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아이들이 행복을 되찾고 미래를 꿈꿀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웃어보였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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