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입주 절반 차지한 지방 아파트…곳곳이 ‘빈집’
부산·대구 등 일부 거래량 늘었지만 시장 전체 반등 ‘미지수’
다음달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지방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엔 아직까지 입주자를 찾지 못한 미분양 단지도 일부 포함돼 있다. 최근 매매·분양 시장이 달궈지고 있는 수도권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3438가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만3709가구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공급된다.
특히 부산에선 9월 5939가구가 공급된다. 지난해 11월(5599가구) 이후 가장 많고, 9월 도시별 물량 중에서도 가장 많다. 재개발사업을 마친 부산의 대규모 단지들이 준공을 앞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산 주요 단지로는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포레스티지(4043가구), 사하구 장림동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사하(1643가구)가 있다. 다만 부산은 2022~2023년 입주 물량이 집중된 후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줄기 시작해 2025년부터 연간 1만가구 정도만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전북(1925가구), 충남(1715가구), 대구(1304가구), 경북(1235가구) 등도 입주 물량이 많은 편이다. 전북에서는 익산시 마동에 위치한 익산풍경채어바니티(1566가구), 경북에서는 안동시 풍산읍 안동역영무예다음포레스트(944가구)가 입주를 준비 중이다.
지방 입주 물량이 늘어난 것을 지방 분양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입주자를 다 찾지 못한 상태로 입주를 시작하는 단지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다음달 지방에서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 18곳 중 10곳은 2021~2022년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이후 2~3년간 할인분양, 선착순 공급 등을 통해 미분양 물량을 소진한 단지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단지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예컨대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서 분양한 중앙하이츠더힐신평역은 총 185가구 중 179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있다. 전체 물량의 96%가 빈집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 아센시아 더 플러스는 68가구 중 65가구,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동역영무예다음포레스트는 944가구 중 51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최근 부산과 대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수도권 주택시장의 온기가 지방으로 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아직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쟁력을 갖춘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가 있어 반등이 시장 전체로 확산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9월에 9729가구가 입주한다. 경기 4384가구, 인천 3081가구, 서울 2264가구다. 김 랩장은 “8월 경기 지역 위주로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가 많았다”며 “반면 9월 수도권 입주시장은 한 템포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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