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6411 버스’ 오가는 구로에 신당사 개소···“다시 시작하겠다”
원외 정당이 된 정의당이 국회가 있는 여의도를 떠나 ‘6411 버스’가 지나는 서울 구로구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정의당은 “‘노동 저항의 상징’인 구로에서 정말로 가난하고 소외되고 배고픈 사람을 위한 정치, 진보정당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고 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26일 구로구 구로동 신당사 개소식에서 “노회찬 대표가 말한 투명인간들이 타고 있던 6411 버스가 이곳을 지난다는 사실에 운명이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동에서 출발해 강남구 개포동에 이르는 6411번 버스는 고 노회찬 전 의원이 2012년 7월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해 유명해졌다. 노 전 의원은 이 버스 첫차 승객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청소노동자들을 ‘투명인간’으로 호명하고 “대한민국을 실제로 움직여온 수많은 투명인간들을 위해 존재할 때, (진보정당은) 일말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당대표로 취임할 때 우리가 원내에서 원외로 밀려난 것이 아니라 현장 속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며 “당시엔 마음이 굉장히 착찹했는데 여기 와보니 정말 잘 온 듯 하다”라고 했다. 권 대표는 4·10 총선 이후인 지난 5월28일 정의당 대표로 선출됐다.
권 대표는 또 “여의도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정의당이 현장 속으로 가서 우리 삶이 어떤지 훨씬 구체적으로 깨닫고 배우길 바란다’는 22대 총선 유권자들의 엄명을 받들어 이곳에 왔다”며 “(국회)의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이 가야 할 길을 다시는 것,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후보 1번으로 출마한 나순자 정의당 사무총장(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1985년 이곳 구로에서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정치투쟁이었던 구로동맹 파업이 있었고, 87년엔 구로구청에서 부정투표에 항의한 시민과 학생의 항의 투쟁이 있었다”며 “지금은 6411 버스가 새벽을 열며 근처를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사무총장은 이어 “노동자들이 밀집한 이 현장에서 우리 정의당이 다시 시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등 전 대표단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석해 신당사 개소를 축하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2.14%(61만 표)를 얻어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정의당은 원외에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쿠팡 블랙리스트 등 다양한 노동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의당은 당 재정비를 마친 뒤 2026년 지방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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