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금리 인하 공식화’ 잭슨홀 여파에 12원 ‘뚝’
미 대선·중동 확전 등 변수 남아
“9월 이후 하락세 제한적일 것”
불과 4개월 전 장중 1400원을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반대까지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까지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국 대선 판세가 불확실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변수가 남아 있어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6일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은 전 거래일보다 12.0원 떨어진 1326.8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환율이 1385.8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4% 넘게 떨어진 셈이다. 올 초 1300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4월 들어 1390원대를 넘나들었고, 이후 1380~1390원대를 오가다 이달 들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약세의 배경에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점이 작용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통화 정책 조정의 시기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시장에선 적어도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하락은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출 기업에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다만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시적으로 1200원대로 내려가더라도 1300원 초반대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당분간 중국 위안화가 상대적 강세·안정세를 이어가겠으나 중장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화의 변동성도 동반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대선, 중동 확전 변수 등도 남아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선 9월 FOMC에서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있어 1300원 아래로 하락할 수도 있지만 9월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중국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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