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14> 수군조련도(水軍操練圖) 10곡 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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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다대 기장 가덕 천성.
부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군조련도 10곡 병풍(사진)에는 당시 경상좌수영에 속했던 부산진(釜山鎭)·두모포(豆毛浦·좌천동)·포이포(包伊浦·광안리)·다대진(多大鎭)과 경상우수영에 속했던 가덕진(加德鎭)·천성진(天城鎭·가덕도 천선동) 등 익숙한 지명이 등장한다.
수군조련도는 대부분 병풍 형식으로 남아 있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부산박물관 소장품 역시 수영(水營)과 같은 공적인 공간에 배치하기 위한 의장용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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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다대 기장 가덕 천성.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익숙한 부산의 지명이다. 이들 지명은 조선후기 수군이 주둔했던 진(鎭·현대의 군부대)이 있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군조련도 10곡 병풍(사진)에는 당시 경상좌수영에 속했던 부산진(釜山鎭)·두모포(豆毛浦·좌천동)·포이포(包伊浦·광안리)·다대진(多大鎭)과 경상우수영에 속했던 가덕진(加德鎭)·천성진(天城鎭·가덕도 천선동) 등 익숙한 지명이 등장한다.
임진왜란 이전 조선의 수군은 소규모 해적단인 왜구를 방어하는데 적합한 도(道) 단위의 진관체제(鎭管體制)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과 왜, 그리고 명나라까지 참전하여 국제전의 양상을 보였던 임진왜란은 조선의 수군을 대규모 선단(船團)을 운용한 기동항해전술 체제로 전환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런 선단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전 수군을 통솔하는 지휘관의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1593년 경상남도 통영에 설치된 것이 통제영(統制營)이고 그 수장이 통제사(統制使)다.
기동항해전술은 삼도 수군 선단의 긴밀한 상호협력을 필요로 하였다. 이에 인조 때부터 통영 앞바다에서 삼도의 수군이 모두 모여서 합동훈련을 실시했는데, 조선시대 후기 병서(兵書)인 ‘수조홀기(水操笏記)’에는 합동훈련의 전투대형 및 절차가 기록되어 있다.
합동 훈련은 경상 전라 충청의 수군을 봄에 집결시켜 실시하는 춘조(春操)와 각 도별로 가을에 실시하는 추조(秋操)가 있었으며, 삼도수군통제사가 주관하는 대규모 합동훈련을 통영합조(統營合操)라 부르기도 했다. 수군조련도는 이러한 병서를 참고로 하여 그린 기록화로, 화가가 실제 모습을 보고 그리는 순수회화와는 다르다.
이 그림에는 조선후기의 주력 군선(軍船)인 판옥선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동 돌격선인 거북선이 묘사되어 있다. 중앙에 배치된 가장 큰 배인 상선(上船)을 중심으로 140여척의 군선들이 ‘尖(첨)’ 자 형태로 진(陣)을 이루고 있다. 이 진은 수비적인 형세에서 공격적인 형세로 전환이 용이한 것으로, 상선에는 수군통제사가 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 군선들은 군기(軍旗)를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부산진(釜山鎭)·가덕진(加德鎭)과 같은 익숙한 이름이 묘사되어 있다.
수군조련도는 해진도(海陣圖)·귀선도(龜船圖) 등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이 20여 점에 지나지 않는데, 부산박물관 소장품은 1800년대 후반 수입된 천에 그려진 것으로 제작연대는 1900년을 전후로 추정된다. 수군조련도는 대부분 병풍 형식으로 남아 있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부산박물관 소장품 역시 수영(水營)과 같은 공적인 공간에 배치하기 위한 의장용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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