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축아파트도 위험하다…4676동 스프링클러 없어

박수빈 기자 2024. 8. 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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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참사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노후 공동주택이 스프링클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지난해 부산의 공동주택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1만2837개 동 중 4676개 동(36.43%)은 스프링클러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공동주택 대부분은 1990년 이전에 세워진 노후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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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일가족 숨진 개금 화재 등 오래된 공동주택 안전 사각지대

- 전체 3곳 중 1곳 꼴 설치 안 돼

- 최근 5년 전국 아파트 불 2만 건
- 실제 작동 사례는 15%에 불과

1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참사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노후 공동주택이 스프링클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은 탓이다.

지난해 9월 불이난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에 폴리스라인이 쳐진 모습. 당시 화재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국제신문DB


26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광주 서구을)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2만3401건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사례는 3656건(15.6%)이다. 이 기간 발생한 인명피해는 2803명, 이 중 사망자는 325명이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는 2477건의 공동주택 화재가 발생했으며, 259명의 인명피해 가운데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공동주택이 많다는 사실 자체도 문제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공동주택 4만4208단지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2만8820단지(35%)다. 공동주택 3곳 중 한 곳은 가장 기본적인 소방 설비인 스프링클러조차 갖추지 못한 셈이다.

부산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지난해 부산의 공동주택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1만2837개 동 중 4676개 동(36.43%)은 스프링클러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공동주택 대부분은 1990년 이전에 세워진 노후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1990년 7월 처음 마련됐다. 당시 기준을 보면 16층 이상 공동주택의 16층 이상 층에만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후 2004년 5월 11층 이상인 건축물의 모든 층, 2018년 6월 6층 이상인 건축물의 모든 층으로 그 기준이 강화됐다.

그러나 노후화한 공동주택은 여전히 스프링클러 기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건물에 의무 설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 탓이다. 실제 부산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민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비교적 최근까지 잇따랐다.

지난해 9월 부산진구 개금동 아파트 화재는 당시 집에 있던 일가족 3명 중 2명의 삶을 앗아갔다. 40대 A 씨가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다 네 살 아들을 안고 뛰어내리면서 아이만 겨우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이 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것으로,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앞서 2022년 6월 해운대구 재송동에서도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에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양 의원은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스프링클러의 설치나 작동 미흡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노후 건축물의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과 스프링클러 관리 강화 등 대안을 충실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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