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 이어 삼성도 한경협 회비 납부 사실상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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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SK그룹에 이어 삼성그룹이 사실상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현대차와 SK에 이어 삼성까지 회비 납부에 나서면서 한경협은 과거 전경련과 같은 위상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이 모두 회비를 내면 한경협은 인력 충원 등의 측면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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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기자] 현대차그룹과 SK그룹에 이어 삼성그룹이 사실상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 주요 4대 그룹 가운데 세 곳이 납입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한경협이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정도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이날 삼성 계열사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며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렸다. 준감위 측은 “앞으로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관계사에 다시 한 번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한경협 회비 납부시 준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경협에 합류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네 곳이다. 이들 계열사는 추후 준감위 권고안을 토대로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회비 납부 여부와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준감위의 기류 변화는 이날 정기회의 전부터 감지됐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히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면서도 “경제인들에게 도움 되는 단체로 변화하고자 하는 류진 (한경협) 회장과 준법 경영을 위한 윤리 경영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회의 때보다는 비판의 톤이 낮아진 것이다.
한경협 인사들은 이에 대해 “한경협이 출범한 이후 정책 싱크탱크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윤리위원회를 통해 준법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경제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곧바로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은 과거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한경협 전신인 전경련을 탈퇴했다가, 지난해 다시 합류했다.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한경협에 재합류했다. 다만 4대 그룹은 그동안 실제 회비는 내지 않았던 만큼 말 그대로 ‘형식상’ 한경협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3월 말~4월 초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공문을 발송했지만, 4대 그룹은 한동안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현대차와 SK에 이어 삼성까지 회비 납부에 나서면서 한경협은 과거 전경련과 같은 위상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초 현대차그룹은 가장 먼저 회비를 냈고, SK그룹까지 지난주 연회비 35억원을 냈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원이다. 현대차그룹 내에 있는 한경협 회원사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총 5곳이다. SK그룹의 경우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4곳이었으나, 이번에 SK네트웍스 대신 SK하이닉스가 합류하기로 했다.
LG그룹은 회비 납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납입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이 모두 회비를 내면 한경협은 인력 충원 등의 측면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류진 회장은 지난달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좀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고 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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