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송정쟁 날 지새는 과방위, AI기본법만이라도 처리하라

2024. 8. 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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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방통위 2인 체제의 실효성 여부,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공영방송을 둘러싼 정쟁이 반복되면서 업무보고뿐만 아니라 주요 ICT 법안들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지금 전 세계가 AI 전쟁인데 이렇게 우리만 '방송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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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2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개원 3개월 만에 이뤄진 첫 업무보고다. 통상적으로 상임위 소관기관의 업무보고는 상임위 구성·위원 보임 직후 이뤄진다. 하지만 여야가 '방송 정쟁'을 거듭한 탓에 이렇게 미뤄진 것이다. 그간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18차례 개최했었다. 국회 상임위 중 최다 횟수다. 하지만 방통위 2인 체제의 실효성 여부,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공영방송을 둘러싼 정쟁이 반복되면서 업무보고뿐만 아니라 주요 ICT 법안들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동안 처리한 법안은 방송 4법이 전부다. 이제야 이날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의 국회 첫 업무보고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방통위 회의 개최 요건을 기존 2인에서 4인으로 변경하는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을 두고 또 설전이 펼쳐졌다. 현재 방통위는 상임위원 5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 이상이 출석하면 회의를 열고 안건을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이를 두고 불법이라고 규정짓고 개의 및 심의를 위한 최소 요건을 4인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금 전 세계가 AI 전쟁인데 이렇게 우리만 '방송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는 모습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은 AI 육성 및 가이드라인 마련에 힘을 쏟고 있는데 우리는 정쟁의 늪에 빠져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를 예방 처벌하는 것도 급선무지만 이에대한 법제화 움직임은 전혀 없고, 오직 '방송' 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이런 사이 AI 기본법, 소프트웨어 진흥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과학기술 관련 법안은 과방위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과방위가 가장 우선시해야할 대상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라는 명칭의 순서가 알려주듯이 당연히 과학기술 정책에 있을 것이다. 과방위 전체 산하 81개 기관 중 과학기술 관련이 90%를 차지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이날 과방위가 모처럼 본연의 업무를 시작했다. 과방위답게 국가 미래와 직결되는 과학기술에 가장 큰 관심을 두어야 한다.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AI 기본법이라도 속히 처리하길 촉구한다. IT가 주력 산업인 나라에서 AI 기본법조차 없다는 불명예라도 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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