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었다"…SOXL· 엔비디아 차익 실현, 美증시 올들어 최대 순매도[서학픽]
미국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자 서학개미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며 6주일만에 3억달러가 넘는 주간 순매도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7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 증시가 하락할 때 사 모았던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순매도했다.
직전주에 순매수했던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도 더 오르길 기다리지 않고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반면 반도체주와 대형 기술주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3배 인버스 ETF를 순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5~21일(결제일 기준 19~23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억2918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지난 7월4~10일 사이에 6464만달러를 순매도한 이후 6주일만에 매도 우위다. 순매도 규모로는 지난해 12월20~26일 사이에 9억6994만달러 이후 최대다.
서학개미들이 3억달러가 넘는 순매도를 보인 지난 15~21일 사이에 S&P500지수는 3.0%, 나스닥지수는 4.2% 급등했다. 이후 22~23일 이틀 동안은 S&P500지수가 0.2% 오른 반면 나스닥지수는 0.2%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5~21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SOXL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이 기간 동안 SOXL은 19.1% 급등했고 서학개미들은 2억1524만달러를 순매도했다. SOXL은 직전주 7373만달러에 이어 2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SOXL은 서학개미들이 순매도를 시작한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2주일간 59.2%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11일부터 8월9일까지 4주일간 SOXL을 총 14억7100만달러 순매수했고 이 기간 동안 SOXL은 54.8% 폭락했다. 지난 7월11일에 SOXL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현 수준에서 SOXL 가격이 50% 더 올라야 원금이 회복된다. 대략 지난 7월25일 이후 SOXL 매수분부터 수익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5~21일 사이에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이 기간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8.8%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에 엔비디아를 7주만에 처음으로 순매수했는데 한 주만에 1억6185만달러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섰다. 순매도 규모는 직전주 순매수 규모 7575만달러 대비 2배가량 많은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130달러에 근접하며 사상최고치에 가까이 다가가자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비디아 주가가 이달 초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터라 일부 투자자들은 오는 28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더 욕심 내지 않고 이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4943만달러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TQQQ는 858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TQQQ는 지난 7월18일부터 8월14일까지 4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다 5주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5~21일 사이에 4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로 661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동안 테슬라는 10.9% 급등했다. 테슬라는 직전주 주가가 200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3002만달러 순매수됐는데 주가가 220달러를 넘어서자 한 주일만에 순매도로 전환됐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도 1151만달러 순매도됐다.
최근 장기 국채수익률이 하락(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이 난 장기 국채 펀드 2개도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스트래티지 ETF(TLTW)가 2305만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가 89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TLTW는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되 콜옵션 매도로 프리미엄을 받아 배당수익률을 높인 ETF다. TLTW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신 장기 국채 가격이 상승할 때 얻는 차익이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된다.
TMF는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파운드리 반도체 회사인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을 1113만달러 순매도했다. 직전주에 2899만달러 순매수했던 애플에 대해서도 821만달러 소폭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 15~21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반도체주 3배 인버스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와 나스닥100지수 3배 인버스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였다.
서학개미들은 SOXS를 4617만달러, SQQQ를 2058만달러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급반등한 만큼 조만간 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 하락 베팅이다.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로 2050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1일 종가가 424.14달러로 지난 8월7일 전 저점 대비 7.3%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7월5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 467.56달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주식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을 따라 하는 매수도 눈에 띄었다. 서학개미들은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에 처음 투자한 울타 뷰티를 1967만달러, 지난 2분기에 보유 지분을 늘린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을 1674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에 대해서도 179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외에 지난 6월 중순 주가가 150달러를 넘어섰다가 100달러대로 내려온 D램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1710만달러, 코로나19 재유행 소식에 다시 주목받은 백신 제조회사 화이자를 1558만달러 순매수했다. 알파벳 클래스 A도 145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또 초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를 1203만달러 순매수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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