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주연 뒤에서 받쳐주는 그녀… 당신도 진정한 `주역`입니다
YG 댄서·댄스 트레이너로도 활동중
브이로그·직캠 리액션 등 콘텐츠 선봬
생계 유지 같은 여러 고민 상담 진행
지난 17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4'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본 싸이와 그의 백업 댄서 최혜진은 잘 놀고 있었다. 여기서 '논다'라는 단어는 비판의 단어가 아니다. 가수 싸이가 무대에서 판을 제대로 벌이고, 그 판에 녹아들어 제대로 놀 줄 아는 것은 백업 댄서의 재능이고, 또한 백업 댄서에게 요구되는 덕목일 것이다. 잘 놀지 못하면 가수도 힘들어지고 관객도 힘들어진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아이돌 무대를 볼 수 있는 연예 담당 기자이지만, 무대에서 제대로 정말 잘 놀 줄 아는 백업 댄서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최혜진의 이날 무대는, 기자가 기억하는 무대 중에 많지 않은 그것 중 하나였다.
1990년생 33살 최혜진은, 20대로 접어들었을 때 본격적으로 댄서로서 돈을 벌기로 하고 부산에 있는 댄스팀에 입단해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백업 댄서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지금에 비해 좋지 못했으며, 전문댄서로써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문댄서의 시선보다는 단순 행사팀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의 현실에, 더 큰물에서 일하기 위해 서울행을 택하게 된다.
24살 즈음 '최고의 팀에서 해보자'라는 생각에 YG크레이지 오디션을 통과해 YG 소속 댄서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YG 소속의 빅뱅, WINNER, iKON 등의 아이돌 백업 댄서를 전문으로 맡았으며, 싸이가 YG를 나온 뒤 싸이 전문 백업 댄서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싸이와 제시의 백업 댄서를 주로 맡고 있으며 '퍼펙트 제이 댄스 스튜디오'라는 아카데미도 설립하여 댄스 트레이너로서도 활동 중이다.
최근,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후 음악방송에서 가수가 아닌 백업 댄서들이 가수만큼 이슈가 되고 조명을 받고 있지만, 백업 댄서는 주인공은 아니다.
무대에서는 중앙에 서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양옆에 댄서들이 많을수록 주인공은 돋보인다. '센터'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유통한 <프로듀스 101>을 생각해보자. '센터'는 우승자의 특전이었고, 주인공 그 자체였다.
'싸이 흠뻑쇼' 이날 무대에서 본 백업 댄서 최혜진은 센터에 선 적이 없었다. 중앙에 서 있는 주인공 싸이의 옆에 항상 있었을 뿐. 하지만, 구독자 15.5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hyejin최혜진'에서는 그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댄스 커버, 직캠 리액션, 뷰티 메이크업, 브이로그, 고민 상담 등의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 하고 있다. 그중 고민을 영상으로 답변해주는 콘텐츠는, 영상의 조회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댄서를 진로로 희망하는 이들에게 매우 의미가 깊다.
최혜진은 영상 속에서 키가 작아도 댄서가 가능한지, 생계유지가 되는지, 무용과에 진학해야 하는지, 미성년자도 활동할 수 있는지 등 막연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이어간다.영상마다 "댄서가 되고 싶어서 '대학을 실용무용과로 가야겠구나'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다른 학과에 진학했다가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그때 댄서 쪽으로 바꿔야겠다는 플랜B가 생긴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할 뿐", "꿈을 이루려고 3학년부터 춤을 췄지만, 언제쯤 내가 댄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진로를 정확히 분류해서 지금은 입시를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자신감이 더 생겨난 영상인 거 같아요" 등의 댓글이 가득하다.
'인플루언서'의 사전적 의미는 '영향력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혜진은 진정한 인플루언서인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주인공이라 여기고, 주인공이 아님에 좌절하기도 하며,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무대에서는 주인공일 수 없는 백업 댄서들에게, 그리고 그런 백업 댄서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자의 또 다른 삶에서는 주인공일 수 있도록 최혜진은 유튜브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아이돌 안무·광고 댄스 제작, 유튜버, 패션 브랜드 앰버서더, 댄스 아카데미 운영, 대학교수로 후배 양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쉼 없이 이어가는 그녀의 '놀이'를 응원한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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