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서 타지역서도 몰려왔는데” 국내 최대 피부미용의원 대전 ‘이곳’ 폐업 왜?

폐업 안내문을 부착한 A의원 앞 피해자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대전 둔산동의 국내 최대 유명 프랜차이즈 피부미용의원에서 간호사가 의사 대신 의료 시술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제기되자, 이 의원은 돌연 운영을 중단해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채팅방 참여자는 이날 오후 기준 8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이 의원 출입문에는 휴업 안내문과 함께 ‘내부 사정으로 인해 9월 6일부로 운영 종료케 됐다’는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A의원은 대표 원장 B씨가 간호사를 의사로 둔갑시켜 불법 시술을 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최근 의사들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의혹 제기 글에서는 그 근거로 A의원이 다른 가맹점과 달리 누리집에 의사 소개란이 없고, 시술 의사 지정을 없앴으며,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에 시술 의사를 기록하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A의원은 전국 37개 가맹점이 있는 국내 최대 규모 피부미용의원의 한 가맹점으로, 의혹을 인지한 본사는 지난 24일부로 A의원의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측은 입장문을 내고 “상표가치를 훼손한 대전둔산지점에 대해 관련 조항에 의거, 가맹계약을 해지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려드린다”며 “최근 발생한 일은 대전둔산지점의 독자적인 경영과 진료 과정에 일어난 것으로 다른 지점들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가맹계약은 해지됐으나 피해자들에게 원활하게 환불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 본사 누리집에 올라온 본사 입장문.

A의원은 저렴하고 빨리 피부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공장식’ 피부미용의원으로 입소문을 탔다.

일례로 같은 프랜차이즈임에도 타지점은 인중 제모 가격이 5회에 1만9000원이지만, 이 지점은 같은 조건에 겨드랑이와 인중을 합쳐 9900원에 제공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지점의 대표원장을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B원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시술 의혹을 부인하며 “특정 의사들이 음해하려는 목적으로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이라면서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과 더불어 피해 고객에게도 환불 조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의원을 관할하는 대전 서구보건소는 운영 종료 예정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추후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