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진 내달 금리인하… 막차타는 채권 개미들

신하연 2024. 8. 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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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장외시장서만 2.2조 순매수
투자자예탁금은 2조 넘게 줄어
국내 금리 수익률 완만화 보일 듯
[사진 연합뉴스]

국내외 중앙은행들의 피벗(pivot·정책전환)이 임박한 가운데 채권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막차'에 탑승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1~23일) 간 장외시장에서 채권을 2조26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채 4810억원어치를 비롯해 기타금융채(여전채) 7320억원, 회사채 6100억원, 특수채 3070억원 등이 모두 순매수 흐름을 보였다.

연초 이후 개인 채권 순매수 규모는 28조784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3년 1월 2일~8월 25일) 개인이 사들였던 24조8240억원 대비 15% 가량 많은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 봐도 지난 한 주간(19~23일) 개인 순매수 액수는 7490억원으로, 전주(12~16일, 6280억원)와 직전주(5~9일, 5980억원)보다 규모가 커졌다.

지난 22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61조2662억원으로 한 주 전(60조1242억원)보다 1조1420원 급증하기도 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은 이 달 초 54조6590억원에서 23일 52조5860억원으로 2조원 넘게 줄어든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올해 내내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을 탐색해왔던 시장이 9월 미국 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도래했다"며 사실상 9월 금리 인하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 22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금리가 동결됐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국내에서도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오전 금투협이 공시한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3년물 국채 금리는 2.892%로 전일 대비 2.8bp(1bp=0.01%포인트) 내렸다.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2.4bp 하락한 2.981%로 나타났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6bp 내린 3.795%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0bp 하락한 3.91%로 뚝 떨어졌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는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장단기 금리가 단기적으로 '커브 플래트닝'(채권 수익률 곡선의 완만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태의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금리는 단시일 내 최종금리 수준(2.50~2.75%)를 반영하고 있어 조정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와 크레딧 금리차) 약세 흐름은 4분기 금리 인하 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채권시장의 경우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미국채 금리 추가 하락폭을 열어놔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가 내년 금리 인하폭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하락 속도는 제약될 것"이라면서도 "단기금리의 하락폭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장기금리의 하락세는 제한될 전망이라 점진적으로 장기채 비중을 축소하고 단기채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고용지표, 물가 지표 등을 발표할 때마다 인하폭을 둘러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올 연말까지 미국채 10년물 하단은 3.5%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채권은 발행자의 신용 상태, 시장금리 변동, 채권 만기 등에 따라 수익 변동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만기 이전에 채권을 매도할 경우 시장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된 채권 가격만큼을 돌려받게 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장기채 투자 시 채권 가격은 시장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변동해 기대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미국 국채를 비롯한 해외채권 투자 시 환율변동과 해외채권 발행국가의 경제상황 등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며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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