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눈물의 예금 만기 쪼개기

김경렬 2024. 8. 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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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차) 연착륙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 1금융권과 수신경쟁을 하다 높아진 조달금리(예적금 상품금리)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단기성 정기예금은 만기가 짧을수록 제공하는 금리가 낮다.

예를 들어 A씨가 서울 KB저축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첫 거래로 1000만원 정기예금에 가입한다면 3개월 만기 금리(약정금리 기준)는 2.30%, 6개월 2.50%, 12개월 3.40%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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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기와 동일금리 상품 선봬
특판 대신 상품 분산 가능해져
수신고 키우고 내실 회복 전략
[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차) 연착륙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 1금융권과 수신경쟁을 하다 높아진 조달금리(예적금 상품금리)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수신고는 불었지만 고객에게 지급해야하는 이자는 컸다. 역마진으로 적자는 계속됐다. 저축은행은 1년 안 되는 단기성 예금 상품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조달금리를 월별로 분산해 수신고를 다시 불려가는 것이다. 최근 대형사가 이런 전략 활용에 나섰다.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22일 정기예금 상품에 만기 9개월 구간을 신설했다. SBI저축은행 측은 "소비자들이 금융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9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12개월 만기와 동일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혜택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단기성 정기예금은 만기가 짧을수록 제공하는 금리가 낮다. 예를 들어 A씨가 서울 KB저축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첫 거래로 1000만원 정기예금에 가입한다면 3개월 만기 금리(약정금리 기준)는 2.30%, 6개월 2.50%, 12개월 3.40% 등 순이다. 이런 지급 관행을 무시하고 9개월과 12개월 금리를 맞춰, 상대적으로 9개월 만기를 선택하기 쉽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수신고를 분기별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특판을 통해 상품을 분산해 놓지 않으면 수신고가 원치 않게 썰물처럼 빠질 때 발생한다. 하지만 특판의 성격상 고객에게 고금리를 제시해야한다. 적자로 한계상황에 부딪힌 저축은행 입장에선 상품을 내놓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최근 특판 소식도 뜸했다. 이런 역할을 9개월 만기 정기예금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저축은행은 수신고의 외형은 키우고 내실은 회복하는 투트랙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취약해진 자산 건전성은 상·매각을 통해 회복해나가고, 수신고로 건전한 대출을 새로 받아들일 체력을 동시에 키워야하기 때문이다.

6월 말 저축은행 수신 잔액(말잔)은 100조8861억원으로 전월(101조9185억원) 대비 1조324억원(1.02%) 감소했다.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수신고는 지난해 9월 117조8504억원에서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3월에 잠깐 반등했고 이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여신 잔액(말잔)은 98조66억원으로 전월(99조9515억원) 대비 1조9449억원(1.95%) 줄었다. 여신 잔고는 작년 1월(115조원6003억원)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 5월에는 100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021년 11월(98조1324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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