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꺾고 에코비트 품는 IMM 컨소… “2.7조, 따져보면 EBITDA 20배”

노자운 기자 2024. 8. 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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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비트에너지경주 전경. /에코비트 제공

이 기사는 2024년 8월 26일 17시 5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태영그룹 산하 폐기물 처리 업체 에코비트의 새 주인으로 IMM 컨소시엄(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이 낙점됐다. 매각가는 부채를 포함해 2조7000억원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없이 바로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IMM 컨소시엄은 가격 측면에서 가장 우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칼라일은 약 2조5000억원을 적어낸 것으로 파악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신대한정유산업 등 기존에 보유 중인 회사들과 에코비트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가격이 비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폐기물 매립 잔존 용량을 감안하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0배가 아닌 20배에 육박하는 몸값을 인정해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에코비트를 IMM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이날 저녁 혹은 27일 중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우협 선정없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인 만큼 매각가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코비트 매각 본입찰에는 IMM 컨소시엄, 칼라일, 홍콩계 거캐피탈파트너스 등 세 후보가 참여했다. 싱가포르계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는 거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려 했으나 막판에 발을 뺐고, 결국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칼라일은 운용 자산이 총 4350억달러(약 576조원)로 세 후보 중 자금력 측면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정작 IMM 컨소시엄보다 약 1000억~2000억원 낮은 가격을 적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은 (기업가치를) 소신껏 써냈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MM 컨소시엄은 에코비트의 기업가치로 2조7000억원을 적어 냈다. 부채를 제외하면 2조700억원 수준이다. 당초 매각 측은 3조원대 몸값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2조원대 후반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IMM 컨소시엄이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포트폴리오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2년 폐기물 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를 7700억원에 케펠에 매각했는데, 자회사인 수처리 전문 기업 신대한정유산업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대한정유산업을 포함해 약 1000억~2000억원 규모의 폐기물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에코비트가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2500억원의 10배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로는 매각가가 EBITDA의 약 20배에 달한다는 게 이번 딜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에코비트의 EBITDA를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폐기물 매립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매립 사업에서 나오는 EBITDA는 연속 EBITDA가 아니다. 즉 매립 가능한 용량이 한정적인 만큼 매립지를 추가로 인수하지 않는 한 EBITDA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매각 측은 이 점을 의식해 원매자들에게 “폐기물 매립지를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열댓 곳에 보증금을 넣어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계약이 무산될 시 돌려받을 수 있는 5억원 내외의 보증금이어서 매립 용량의 확대로 직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현재 에코비트의 매립 잔존용량은 전체의 약 20%인 400만㎥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남은 매립 용량을 통해 향후 4~5년 동안 연간 1000억원대 EBITDA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여기서 나올 5000억원으로 부채를 상환한다고 친다면, 연간 EBITDA(올해 기준 2500억원) 중 폐기물 매립을 제외하고 1000억원 남짓한 EBITDA가 남는다”고 말했다. 이를 기준으로 약 20배를 적용해야 2조원대 몸값이 나온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머지 1000억원대 EBITDA는 의료 폐기물 소각 사업, 수처리 사업 등에서 나온다. 의료 폐기물 소각 EBITDA가 약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료 폐기물 소각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수처리 사업 EBITDA는 3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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