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시, 억대 기부채납 부동산 활용 미흡

천안시, 2018년 37억 원 상당 건물·토지 기부로 확보
아산시, 올해 12억 원 토지 기부 완료…활용계획 미정

2018년 한 시민이 천안시에 기부채납한 두정동의 건물과 토지 입구 모습. 현재는 비어 있다. 윤평호 기자

[아산]천안시와 아산시에 시민 등 독지가로부터 10억 원 넘는 부동산 기부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지자체의 기부 재산 활용은 미흡한 실정이다.

26일 아산시에 따르면 탕정면 명암리 출신으로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손모(73) 씨가 지난 1월 시에 기부채납을 신청했다. 기부채납은 민간이 부동산 등 재산 소유권을 무상으로 이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취득하는 것을 뜻한다. 손씨는 아산시 발전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는 기부채납을 결정했다. 그가 기부채납키로 한 토지는 고향인 명암리의 임야 2필지다. 2필지 합산 면적은 3만 3932㎡. 재산가격은 필지당 각각 7억 5566만 원, 4억 7577만 원으로 총 12억여 원으로 산출됐다.

아산시는 손씨가 기부채납하는 2필지의 권리 확보를 위해 공유재산심의회 심의, 공유재산관리계획수립 등 행정절차를 이행했다. 지난 5월 20일 2필지의 소유권 이전등기로 아산시는 기부채납 절차를 마쳤다. 시는 거액의 공유재산을 기부채납한 손씨에게 오는 10월 제1호 아산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아산시는 2필지의 기부채납을 완료했지만 활용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 시 관계자는 "활용방안 마련을 위해 각 실과에 조회 했지만 답을 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인접한 기부채납 필지를 당분간 비축 재산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천안시도 수년 전 80대 시민이 37억 원 상당의 건물과 토지를 천안시에 기부채납했지만 현재 미사용 상태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 와 천안에 거주하면서 통장 등을 지낸 김모 씨는 2018년 천안시에 동남구 광덕면 대덕리 임야 10만 3819㎡와 두정동 토지 3081㎡, 건물 1486㎡ 기부채납 의사를 밝혔다. 해당 임야와 토지, 건물은 총 감정평가금액이 37억 원에 달했다. 시는 2018년 김씨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등기했다. 김씨가 기부채납한 두정동 토지와 건물은 한 자동차공업사가 임대해 사용하며 한동안 수백만 원 임대료를 시에 납부했다. 시는 임대 수익금을 사회복지 재원으로 썼지만 올해 6월 자동차공업사가 이전하며 현재는 빈 상태다. 임야는 기부채납 이후 줄곧 활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두정동 토지와 건물은 진입로 및 담장에 울타리를 설치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각 부서에 수요처 조사 결과 일부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쯤 활용방안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태 충남도의원(천안10)은 "고액의 부동산을 지방정부에 기부하는 것은 그 금액의 크기만큼이나 기부로 인해 공공 서비스가 더 향상돼야 한다"며 "기초지자체는 기부 받은 공유재산이 사장되지 않도록 활용방안을 발 빠르게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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