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 ‘에어매트’보다 안전한 ‘이것’…사용법은?

전문가 “천천히 내려오도록 자동설계돼 안전”

완강기. 연합뉴스

7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건’을 계기로 완강기 사용법 숙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고 당시 완강기를 통한 대피가 이뤄졌다면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2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행법상 완강기는 모든 건축물의 3∼10층에 층마다 설치해야 한다. 또 숙박시설은 객실마다 일반 완강기나 2개 이상의 간이완강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완강기는 몸에 밧줄을 매고 고층에서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게 만든 비상용 탈출 기구다. 사용자의 몸무게에 따라 자동으로 천천히 내려오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뒤집힐 우려가 있는 ‘에어매트’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재가 난 부천 호텔 객실에도 간이 완강기가 구비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하거나 대피를 시도한 투숙객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가 완강기 설치 여부나 사용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완강기 사용법. 행정안전부

위험 상황 발생 시 완강기를 어떻게 사용하면 될까.

먼저 완강기가 들어 있는 상자에서 ‘속도조절기’와 ‘가슴벨트’를 꺼낸다. 속도조절기 후크를 건물에 있는 지지대 고리에 걸고 나사를 단단히 조인다. 이어 지지대 고리를 창밖으로 위치하도록 조정한 후 줄(로프)이 감겨 있는 릴을 창밖으로 던진다.

로프 릴 설치가 완료되면 가슴벨트를 착용한다. 이때는 벨트가 빠지지 않도록 자신의 가슴둘레만큼 단단히 조인다. 가슴벨트를 착용하면 다리부터 창밖으로 내밀어 건물 아래로 천천히 내려오면 된다. 처음에 건물에서 떨어질 때는 손을 아래로 내리고 하강을 시작하면 벽면에 손을 지지하면서 내려오는 게 좋다.

완강기 이용 방법은 소방이나 교육 당국 등이 지역별로 운영하는 안전체험관에서도 배울 수 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완강기는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비상용 장비이기 때문에 평소 교육을 통해 신속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