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훈풍' 비켜간 코스피…엔비디아 실적만 본다

심성미 2024. 8. 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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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공식화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같은 날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와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며 다음달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파월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선언에 환호한 미국 증시와 달리 '잭슨홀 훈풍'이 국내 증시를 비켜간 이유는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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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 시사에도 하락
외국인, 4700억어치 순매도
원·달러 환율 하락, 환차익 노려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촉각
"반도체 업황 고점론 넘으려면
시장 기대 넘을 전망치 나와야"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공식화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직전 최고점 부근까지 상승한 미국 증시와 대조적이다.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종의 투자 경계 심리가 짙어진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자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도 늘었다.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 수준에 따라 국내 증시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실적이 분수령”

26일 코스피지수는 0.14% 하락한 2698.0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468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0.84% 하락한 766.79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미국 S&P500지수가 1.15% 상승한 5634.61로 마감해 직전 최고치(5669.9)에 근접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날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와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며 다음달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파월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선언에 환호한 미국 증시와 달리 ‘잭슨홀 훈풍’이 국내 증시를 비켜간 이유는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는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를 2860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07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엔비디아의 올 2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자의 관심은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상회 수준과 3분기 가이던스에 있다. ‘반도체 업황 고점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20일 반도체 기업의 실적 증가율이 올 3분기(21%) 고점을 기록하고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엔비디아 실적 기대치가 높은 만큼 기대를 충족하는 구체적인 실적치를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경계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차익 노리는 외국인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외국인이 환차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 대비 12원 하락한 달러당 1326원80전을 기록했다. 3월 21일(1322원40전)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외국인은 최근 원화 강세에도 현물을 제한적으로 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0원 선을 이탈한 19일 이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히려 49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순매도는 상반기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종목에 몰렸다. 이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4440억원, 삼성전자를 4050억원, 한미반도체를 500억원어치 팔았다. 상반기 주가가 크게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40억원, 하나금융지주도 340억원, 코스맥스도 160억원어치 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차전지 인터넷 등 그간 소외돼 온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해 온 반도체와 상사, 기계, 건설, 화장품, 의류 업종 등을 대거 매도했다”며 “원화 강세 현상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환차익을 확정 지으려는 욕구가 커진 것”이라고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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