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걸음, 둔해지는 손발…뇌졸중인줄 알았는데 척수병증

오광수 선임기자 2024. 8. 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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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진료실을 찾아 이렇게 질문하는 환자가 더러 있다.

메리놀병원 신경외과 김호상 진료부장은 "경추 척수병증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도 하지만, 갑자기 증상이 발현해 머리(뇌)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파킨슨병이나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이 있을 때에도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므로 단순히 증상만으로는 경추 척수병증을 자가진단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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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원인으로 인한 척수 압박, 운동·감각·자율신경 장애 유발

- 디스크·혈관 탓 경추 척수병증
- 뇌질환 오인 … MRI 검사 필수
- 조기 치료 놓치면 회복 어려워

“걸을 때 휘청거리고 손의 움직임이 어둔해지며 다리에도 힘이 빠집니다. 뇌 관련 질환 때문일까요?”

메리놀병원 신경외과 김호상 진료부장이 척수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메리놀병원 제공


병원 진료실을 찾아 이렇게 질문하는 환자가 더러 있다. 신경계통의 증상은 매우 복잡하므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균형 감각의 이상, 손발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병증은 두 가지다. 바로 뇌졸중과 척수병증이다. 척수병증은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뇌졸중과 뚜렷하게 구별되고 그 발병 원인도 다양하다.

척수는 목에서 엉치에 이르기까지 척추의 몸통뼈 뒤를 따라 아래로 내려오는 긴 구조물이다. 여러 원인으로 인해 척수가 압박을 받으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 자율신경 장애를 보인다. 이를 경추 척수병증이라고 한다. 그 원인 가운데 디스크가 척수를 직접 압박하거나 경추(목뼈)의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를 만성적으로 압박해 발생하는 게 대표적이다. 경추를 지지하는 인대가 뼈처럼 딱딱해지는 질환인 후종인대골화증도 대표적인 척수병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척수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척수에 경색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혈관성 경추 척수병증이라고 하는데, 주로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혈관성 경추 척수병증은 양측 하지마비와 함께 척수 손상 부위 이하로 모든 반사가 소실되는 척수쇼크가 주된 증상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척수에 침입하여 염증반응을 유발해 생기는 염증성 척수병증도 있다.

메리놀병원 신경외과 김호상 진료부장은 “경추 척수병증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도 하지만, 갑자기 증상이 발현해 머리(뇌)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파킨슨병이나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이 있을 때에도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므로 단순히 증상만으로는 경추 척수병증을 자가진단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추 척수병증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MRI 촬영이다. MRI 촬영을 통해 척수 압박의 위치나 원인, 신경의 손상 정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질환이 의심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검사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척수병증을 방치하면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비수술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퇴행성 질환인 루게릭병은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메리놀병원 김호상 부장은 “안타깝게도 척추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증상이 경미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일상적인 활동 중 평소와 달리 움직임이 어색하고 불편하다면 즉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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