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독도 지우기·계엄령…야당은 괴담 아니면 존재 이유가 없나”

유새슬 기자 2024. 8. 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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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프레임 위해 독도까지 끌어들여, 공당 맞나”
대변인이 카메라 앞 직접 반격, 여론 설득 의지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6일 정부의 독도 지우기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야당을 향해 “광우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쿠시마에 이어 독도 지우기와 계엄령 준비설까지, 괴담이 아니고선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친일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강대강으로 맞서며 여론을 설득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야당이 독도와 계엄령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을 “잇따른 묻지마 괴담 시리즈”라고 규정하며 이렇게 밝혔다.

정 대변인은 “있지도 않은 독도 지우기를 왜 야당이 의심하는 것인지 그 저의를 묻고 싶다”면서 서울 일부 지하철 역사와 전쟁기념관에 설치됐던 독도 조형물이 최근 철거된 것은 조형물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 영토 독도에 대해 거대 야당이 독도 영유권을 의심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친일 프레임 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오직 정부 공격용으로 독도까지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면 과연 공당이 맞는지, 국익에 대한 고민이 있는 건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엄령 준비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이 과반의 의석을 가지면 언제든 계엄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엄 준비설을 운운하는 것은 혹시 야당이 그런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정 대변인은 “대체 국가 안보를 볼모로 잡고 사회적 불안을 야기해 얻으려는 정치적 이익은 무엇인가”라며 “음모론 뒤에 숨어 괴담 선동만 하지 말고 근거를 제시하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강성 지지층을 위해 근거 없는 괴담 선동을 했다면 이 또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소모적 논쟁이 도대체 국민이 먹고사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가”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참모진이 서면 브리핑이나 백브리핑 형태가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직접 야당의 공세를 “괴담”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민주당의 공세를 강하게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본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뉴라이트 계열로 지목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독도 논란까지 이어지는 친일 논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상황인식도 보인다. 공세 모드로 전환함으로써 여론의 반전을 꾀하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실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파동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초기 ‘친미 정권’ 비판 속 광우병 파동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지만 중도 실용을 표방한 경제 정책으로 반등했다. 여권 관계자는 “MB 정권을 생각해보면 선전 선동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민생만 생각하면서 국민을 계속 설득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라며 “결국은 여론이 이기게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변인은 지난 23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을 앞두고도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다”면서 “광우병과 사드에 이어 후쿠시마까지 국민을 분열시키는 괴담과 선동을 이제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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