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담대 만기 20년 축소···거치기간도 없앤다
금감원 지적 하루만에 추가조치
국민銀, 29일부터 대출규제 시행
마통 한도도 3분의1로 줄이기로
신한도 주담대 모기지 적용 중단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현재보다 최대 20년 축소하고 대출 한도 역시 최대 5000만 원가량 줄이는 등 가계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는 조치를 쏟아냈다. ‘마이너스 통장’과 생활안정자금 목적으로 받는 주담대 등 신용대출 한도도 최대 3분의 1로 줄이고 전세자금대출도 일부 취급을 제한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가계대출을 관리한다며 대출금리를 높이는 손쉬운 방식을 택했다”며 강하게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은행권이 일제히 대출 물량을 줄이는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주담대 한도를 대폭 줄인다. 수도권에 있는 주택에 대해 주담대를 받는 경우 최장 대출 기간을 30년까지밖에 설정할 수 없다. 기존 최장 50년(만 34세 이하, 그 외는 40년)보다 대출 만기가 20년이나 줄어드는 것이다. 주담대 거치(원금 제외 이자만 납부) 기간을 한시적으로 없애는 조치도 이번 대책에 담겼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 만기를 10년만 낮춰도 연 소득 5000만 원 대출자의 경우 대출 한도가 5000만 원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새로 받는 주담대의 모기지 보험(MCI·MCG) 적용을 한시 중단한다. MCI·MCG는 주담대를 받으면서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국민은행 측은 이번 조치로 서울에서 주담대를 받는 차주의 경우 5500만 원, 경기도는 4800만 원가량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만기 축소와 모기지 보험 중단 효과로 5000만 원가량의 주담대 한도 축소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 외에도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현재 최대 1억 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액한다.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대출의 한도도 지금까지 무제한이었지만 1억 원으로 제한한다.
우리은행도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1억 원으로 제한하고 대출모집법인 한도도 월 2000억 원 내외까지만 인정하는 내용의 주담대 관리 조치를 다음 달 2일부터 시행한다. 전세대출의 조건부 취급과 신규 주담대 모기지 보험 적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최근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신규 주담대 모기지 보험 적용을 일시적으로 멈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추가로 다주택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의 취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주담대 관리 방안을 추가로 쏟아낸 것은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방법으로 금리 인상이 아닌 대출 규모 축소 등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을 중심으로 최근까지 총 20여 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 조치가 단행됐지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 7월 말 주담대(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 7501억 원으로 6월 말(552조 1526억 원)보다 7조 5975억 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달에는 이 기록마저 한 달 만에 깨질 가능성이 있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565조 8957억 원)은 7월 말(559조 7501억 원)과 비교해 6조 1456억 원이나 더 늘었다. 이 원장이 전날 “당국이 바란 건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대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었다”며 ‘강한 개입’을 시사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씨티·전북은행 등 7개 은행장과 부행장들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은행장들은 다음 달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에 맞춰 금융 당국의 정책 방향에 적극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 조치의 핵심은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은 유지하되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위해 (주담대가)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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