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에 "쌀값 20만원 유지" 요구…후쿠시마 오염수 놓곤 신경전

정경훈 기자 2024. 8. 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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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4.8.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여야가 정부에 수확기 쌀값을 1포대(80kg) 기준 20만원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민 모임을 가보면) 한결같이 쌀값 문제로 시름이 가득하다. '쌀값' 하면 '20만원'이라는 구호를 외칠 정도"며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난 15일 18만원선이 무너졌다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농민들이 '가면 갈수록 (쌀값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만약 2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고 하면 상당히 저항이 커질 것"이라며 "전직 농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20만원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현 정부 (장관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정부가 약속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나도) 그 부분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6월21일 민당 협의회에서 쌀값 안정을 위해 5만t(톤)을 정부가 매입하고 10만t을 농협 소비촉진책을 통해 소진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9일에는 쌀 45만t에 대한 공공비축 매입을 골자로 하는 '2024년 공공비축 시행계획'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런데도 쌀값이 하락해 농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쌀값은 1포대당 17만7740원이다.

문금주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6월 발표한 매입 대책은 (올해 생산된 쌀 아닌) 2023년산 구곡 5만t을 매입한다는 것"이라며 "8월 공공비축 계획을 자세히 뜯어보면 정부가 매입한다는 45만t 중에는 농협 재고 구곡 5만t과 밥쌀 시장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가루쌀 4만t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정부의 실질적 공공비축미 물량은 36만t인 것이다. 2022년과 지난해에 비해 (민간) 농가 대상 매입 물량이 줄었다"며 "농림부의 공공비축미 시행 방향을 보면 공공비축미는 총 쌀 재고의 17~18%를 유지하되 국내산 '신곡'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익산=뉴스1) = 쌀값폭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이 20일 전북 익산시 춘포면의 한 논 위에서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고 있다 .(독자 제공)2024.8.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익산=뉴스1)


송 장관은 "현재 정부 보유 쌀 재고가 120만t이다. 17~18%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80만t 정도 더 매입하면 되는 정도"라며 "2024년 공공비축계획이라는 것은 2024년산 (쌀을)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올해의 계획이다. 2023년산 쌀이 많이 남았으니 5만t을 포함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10월 중순에 하던 수확기 대책을 올해는 9월에 하겠다고 한 부분도 연동해 봐달라"며 "정부가 20만원 (유지를) 약속드린 것은 아니고, '수확기 20만원'을 말씀드렸다. 지난해에는 수확기에 20만원을 넘겨 그 목표를 달성했고, 이후 쌀값이 떨어질 때면 그때그때 대응책을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산지의 쌀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며 "정부의 매입만이 아니라 수급을 맞추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를 확대하는 등의 소비 촉진 노력을 병행 중"이라고 했다. 전략작물직불제는 쌀 수급 안정 정책 중 하나로, 논 등에서 전략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에게 추가로 직불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2차 해양 방류가 시작된 5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오염수 괴담 믿지 말자'는 내용이 적혀있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2023.10.05.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쌀 공급과잉을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 방법"이라며 "목표 가격을 얘기하면 '버티면 그 금액을 받을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을 (농민에게) 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안 되면 상실감도 생기고 구조조정이 힘들기도 하다. 수확기 다가오니 (농림부에서) 대책을 충실히 세워달라"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지난 25일까지 8차례에 걸쳐 오염수 약 6만2900t을 방류한 것을 거론하며 "일본은 약 130만t 오염수를 보관하고 있다"며 "지난 2월 5.5t의 오염수가 누출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일본 정부의 안전관리 능력을 100%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종식시키고 과학적으로 수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예산을 편성했다"며 "현재까지는 단 한 건의 방사능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2023년 8월30일 전남 폭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가 있었다"며 "같은 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횟집에 가서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사인까지 했다. (정치권이) 불안을 선동해 놓고 회를 먹은 이율배반적 행동"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무조건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과학적 근거 없이 선동하면 안 된다. 해양수산부 장관도 '잘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일본에 강력히 항의할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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