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라운지] 속도 못내는 인허가 … 정부 공모 민간임대주택도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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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부동산개발업체(시행사) A사는 2021년부터 대전광역시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2~3년 후 주택 공급을 판가름할 인허가 실적이 부진해지자 정부가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법정 기준보다 강화된 건축 기준을 요구해 사업비가 늘어나거나 재건축·재개발 공사비 검증 대상이 아님에도 검증 결과를 요구해 인허가가 늦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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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획기적 단축 어렵다"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시행사) A사는 2021년부터 대전광역시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모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던 사업은 3년째 지방자치단체 인허가에 막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추진 절차가 흔들리고, 지자체의 공공기여에도 원칙이 없다"며 "공공기여를 많이 하면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서 따랐더니 이번에는 다른 부서에서 특혜 시비 논란이 붙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반 분양사업도 아니고 공공주택 사업까지 이런 일을 겪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도입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75~90% 수준으로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다.
2~3년 후 주택 공급을 판가름할 인허가 실적이 부진해지자 정부가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진한 인허가 과정에 대한 '볼멘소리'만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14만9860채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급감했다.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에서는 지난해보다 32%,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는 25% 줄었다. 최근 5년 상반기 평균과 비교하면 34%나 떨어졌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인허가를 가장 많이 지연시킨 사례는 지자체가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기부채납을 요구하거나 용적률 인센티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는 경우였다. 법정 기준보다 강화된 건축 기준을 요구해 사업비가 늘어나거나 재건축·재개발 공사비 검증 대상이 아님에도 검증 결과를 요구해 인허가가 늦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이 밖에 근처 주민 민원을 이유로 임대주택 사업을 거부하거나 법적 근거 없이 건축물 층수나 가구 수를 제한해 인허가가 지연된 사례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토부는 인허가 과정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허가 의제(주요 인허가를 받으면 관련 인허가를 함께 받은 것으로 간주)와 통합심의를 의무화했다. 여기에 17개 시도 주택정책 담당자들을 소집해 인허가 과정을 지연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달부터는 실제 인허가 업무를 처리하는 기초 지자체를 따로 불러 '인허가 협의회'까지 열고 있다. 서울시부터 열었고, 경기와 인천 등 권역을 나눠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당장 국토부 회의에 참석했던 지자체 관계자들은 인허가 처리 기간을 크게 단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는 사업 진행 과정에 논란이 생기지 않는 것을 가장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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