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에 7%P 앞서 출마 후 7천억원 모금 '돌풍'

케네디 사퇴효과는 반영안돼
집토끼 단속은 확실히 했지만
스윙보터 누가 잡을지가 관건

페어리디킨슨대가 미국 등록 유권자 8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20일(현지시간)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도에 ±3.5%포인트)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50%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3%였다.

두 후보 모두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95%의 지지를 받는 등 집토끼 단속은 확실히 했다. 무당층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38%, 33%로, 전체 평균에는 미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정치 성향별로는 스스로를 '리버럴(자유주의자)'로 규정한 유권자 중 87%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층에서는 7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란 용어가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잘 설명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95%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페어리디킨슨대에 따르면 유권자들에게 인종이나 성별을 고려하라고 요구해 조사하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인종과 성별을 고려 요인에서 배제하라고 하면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일한 수준이었다.

남성성을 중시하는 남성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이었으며, 여성과 기타 남성들 사이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지지가 우세했다. 댄 카시노 페어리디킨슨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인과 남성성에 기반해 특출난 두각을 나타냈다"며 "유권자들이 인종이나 성별에 대해 생각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무소속 대선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경선에 참여하고 있을 때 실시돼 그의 사퇴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 같은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우위는 선거 자금 모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5억4000만달러(약 7160억원)를 모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지난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들어온 금액만 8200만달러에 이른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2일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한 직후 후원금이 쏟아졌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선거자금을 낸 후원자의 3분의 1이 신규 후원자였다. 젠 오맬리 딜런 해리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출범 이후 최고의 모금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해리스 캠프 측은 3억7700만달러를, 트럼프 캠프 측은 3억2700만달러를 보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모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는 28∼29일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버스 유세를 할 예정이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