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장악' KBS 대외비 문건 공개한 MBC에 방심위 의결 보류

재판 진행 이유로 '의결보류'했지만…류희림 위원장 "방송 보면 해당 문건 사실 전제해, KBS 반론 없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2024년 3월31일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우파 중심으로 장악하라'는 취지의 KBS 대외비 문건을 공개한 MBC '스트레이트'에 재판 중인 사안이라며 의결을 보류했다. KBS는 지난 6월 MBC 제작진 등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방심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스트레이트'(2024년 3월31일자)에 의결보류를 결정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은 마무리될 때까지 의결을 보류했다. 이번 건도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했고 강경필·김정수 위원도 이에 동의했다.

방송 자체엔 제재 사유가 있다는 식의 발언이 이어졌다. 류희림 위원장은 “방송을 보면 이 대외비 문서가 사실임을 전제로 한다. 사실이 아니라는 KBS 반론은 한 줄도 언급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참고해 의견을 달라”고 했다.

사무처에 따르면 민원인은 해당 방송이 문재인 정부 때 작성된 문건은 외면해 보수정부만 공영방송을 장악한 것처럼 왜곡하고 MBC의 '파란색 1' 보도, 뉴스타파 인용보도 등에 대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제재가 부당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워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방송엔 보수성향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와 KBS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지난 6월 '스트레이트' 방송과 관련해 MBC 제작진과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형사고소했다. KBS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에 대해 'KBS 고위 간부 일부가 업무 참고용으로 이를 공유하고 실제로 현 경영진에서 현실화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KBS의 명예를 훼손하고 경영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