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협상 또 결렬…헤즈볼라 이어 이란 보복 나설까

박신영/임다연 2024. 8.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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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양측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중재국의 협상안을 모두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해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타협안이 제시됐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이를 수락하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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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 빠진 카이로 협상
필라델피 회랑 통제 등이 쟁점
이·하마스, 중재안 모두 거부
협상 실무진은 당분간 잔류
美 "확전 막기 위해 노력"
2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모셰 벤 시트리트 이스라엘 해군 중사의 유족이 예루살렘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애도하고 있다. 시트리트 중사는 전날 헤즈볼라의 공습으로 숨졌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양측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중재국의 협상안을 모두 거부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공방이 오간 가운데 이번 휴전 협상이 결렬되자 중동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상이 재개되지 않으면 헤즈볼라에 이어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보복이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로 결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5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해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타협안이 제시됐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이를 수락하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의 쟁점은 가자지구 남쪽 국경을 따라 뻗은 14.5㎞ 지대에 있는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이스라엘군 주둔 여부였다. 이집트 접경 지역인 이곳은 가자지구로 무기 탄약 등이 드나드는 곳으로 특히 하마스가 이집트를 통해 무기를 몰래 들여오는 핵심 통로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이곳에 주둔하려 했지만 이와 관련해 하마스 측에서 격렬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은 이스라엘군 주둔 대신 다른 대안을 여러 개 제시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협상안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이스라엘에 요구했지만 협상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석방되면 가자지구를 아예 떠날 것을 요구했지만 하마스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 알아크사TV에서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회랑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한 약속을 철회하고, 휴전이 시작되면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오는 피란민을 심사하는 등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된 것을 철회하거나 새로 조건을 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필라델피 회랑 주둔과 귀환한 피란민 검문 방침은 이스라엘이 지난 5월 제시한 휴전안에 명시적으로 담기지 않은 내용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새로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날 카이로를 떠나면서도 영구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거듭 강조했다.

26일 레바논 남부 항구 도시 시돈에서 민방위 대원들이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불에 탄 자동차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협상 재개 시점은 미정

미국은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CNN에 “카이로에서 한 회담은 건설적이었다”며 “이 과정은 실무그룹을 통해 남은 문제와 세부 사항을 추가로 해결하기 위해 며칠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재개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캐나다를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우리는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중동 분쟁이 역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한다”며 “확전을 피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군 자산을 이동시키고 집중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지도자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암살된 후 이스라엘에 보복을 공언해왔다. 이스라엘군과 친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있던 25일 전투기 100여 대와 로켓 320발 등을 동원해 공방을 벌이면서 전면전 발발 우려를 고조시켰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임다연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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