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권 옹호’로 입장 바꾸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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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여성과 여성의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연방 상원의원도 25일 방송된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임신중지 금지법안이 처리돼 책상 위에 올라온다 하더라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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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여성과 여성의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올린 글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재생산권’은 주로 민주당 등 임신중지권 지지 그룹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임신중지권과 관련해 좀더 온건한 뉘앙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는 임신중지권 관련 트럼프를 향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2022년 6월 미국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임신 6개월(약 22~24주)까지 인정해온 ‘로 대 웨이드’ 판례를 50여년 만에 폐기한 뒤 고군분투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등장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수락 연설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트럼프 때문에 임신중지 수술을 못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민주당 전당대회 막바지에 올라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례를 깬 ‘보수성향’ 대법원 판사들을 지난 대통령 임기 때 임명한 것을 자신의 주요 성과로 언급해왔다. 한때 연방 차원에서 임신중지 금지를 지지할 것이라고 암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각 주가 판단할 일’, 즉 ‘연방 차원에서는 개입하지 않겠다’로 입장을 정리했다. 2022년 6월 대법원 판결 다섯 달 뒤 열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보다 고전했고, 지난 2년 동안 보수적인 주에서도 임신중지권 지지파들이 주민투표에서 승리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쪽에선 해당 글이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재생산권’이라는 표현 때문에 이 글은 그의 태도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신중지권 반대 단체인 라이브 액션의 설립자 라일라 로즈는 23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트럼프가 임신중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환심을 사려했다”며 “원칙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스튜던츠 포 라이프의 크리스탄 호킨스 회장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해당 글이) 프로라이프 운동(임신중지권 폐지 운동) 내 많은 사람을 화나게 했다”고 말했다. 보수성향인 내셔널 리뷰의 편집자인 필립 클라인도 “점점 트럼프가 다른 편에 합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논평했다.
한편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연방 상원의원도 25일 방송된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임신중지 금지법안이 처리돼 책상 위에 올라온다 하더라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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