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포럼] 일상 속 진화하는 모빌리티, 향후 혁신 과제는(종합)
26일 여의도서 '더팩트 2024 혁신포럼, 모빌리티 혁신시대' 개최
[더팩트ㅣ오승혁 기자] '모빌리티(Mobility)'를 일상에서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지만, 막상 모빌리티가 지닌 의미와 기능을 모두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전적 의미로 '이동성'으로 해석되는 모빌리티는 이동을 위한 수단과 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총칭하는 뜻으로 사용된다.
모빌리티 기술은 산업과 우리 생활 전반에 깊이 들어와 일상을 진화시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SF)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로만 여겨지던 자율주행차는 '부분 자율주행'의 형태로 길거리를 다니고 있다. 전기차는 이미 우리와 친숙하다.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차량과 배 그리고 기존 항공기와는 다른 이동 수단은 기업들이 모빌리티로 만들어지는 완전히 다른 일상을 기대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가속하는 이유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더팩트 2024 혁신포럼, 모빌리티 혁신시대'(혁신포럼)이 열렸다. <더팩트>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바뀌는 모빌리티 기술의 현재에 대해 이해하고 각 계에서 구상하는 미래 등을 진단했다. 이날 자리에는 경제계 주요 기업 임원들과 오픈소스를 통해 혁신포럼 참가를 지원한 일반인 참가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더팩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김상규 더팩트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우리가 모두 모빌리티를 이용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는 극히 드물다며 "모빌리티의 진화와 혁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상규 대표는 "모빌리티 기술이 지금 어디까지 왔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그 혁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번 포럼의 시작"이라며, "대중과 친숙해지고 있는 전기차와 부분 자율주행차와 같은 육상 모빌리티 분야 외에도 하늘과 바다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혁신포럼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모빌리티 혁신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슈는 무엇이 있는지, 그 전환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빌리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축사를 맡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환영사를 한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완성차 글로벌 3위, 조선 1위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로서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며 정부 차원의 초격차 기술개발 지원과 규제혁신 등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강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환영사에서 "자동차, 선박 등의 전통 제조업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과 융·복합되면서 전동화, 지능화, 서비스화(MaaS)라는 3가지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모빌리티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약 8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런 모빌리티 대변혁 시기에, 더팩트가 올해 혁신포럼의 주제를 '모빌리티 혁신시대'로 정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 "모빌리티 경쟁력 위해 국내 인력 확보해야"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전동화' '디지털화' 두 축을 중심으로 하는 모빌리티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 방향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제조 업체들이 신모델 출시를 연기하고, 외형 디자인 변화가 적은 상황이지만 '미래차로의 전환'이라는 방향성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BYD 등의 기업을 앞세운 중국 업체가 선점하는 모양새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동' 외에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진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는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고, 2030년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도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혁신을 이어갈 신기술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 국내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국제 경쟁력 수준도 중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모빌리티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 인력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은 3만7000명 가량의 연구원 고용했는데, 같은 해에 미국은 11만명, 독일은 13만9000명을 고용했다"며 "국내 자동차 생산 및 연구 현장의 고령화와 인력난은 지속적으로 심화될 것이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전문대학, 대학, 견습공과 사내외 재교육 훈련 등을 통해 다학제 인력을 양성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인재 부족 현상을 해결해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 한대용 HD현대 아비커스 통합상황인지팀 팀장 "모빌리티 혁신의 새 시작은 해상에서"
한대용 HD현대 아비커스 통합상황인지팀 팀장은 과거에 모빌리티 분야의 혁신이 자동차 업체가 주도했던 것과 달리 새로운 모빌리티 혁신은 해상 모빌리티가 주도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등이 가져온 선박의 변화를 설명했다.
한 팀장은 앞서 연사로 나선 이 원장이 말한 것처럼 해상에서도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말하며 해상 모빌리티 영역에서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를 말했다. 한 팀장은 "바다에서의 근무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에 비해 가혹하고 위험도가 높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자율운항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시작됐다"며 "건조 톤수 기준으로 중국이 현재 세계 1위인 상황에서 HD한국조선해양 등의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지만, 중국이 최근에 기술탈취를 가장 많이 시도한 영역이 조선업인 만큼 이들이 물량과 인력을 공격적으로 동원해 한국을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정부 차원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자율운항 기술 등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현재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받는 법적 규제 완화를 넘어 소형선박의 규제까지 나서서 주도하는 방식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자율운항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의 마이애미 등지에서는 차와 집을 구매한 뒤에 보트를 사는 것이 일상적인 삶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집마다 보트를 한 대씩 두고 있는 상황에서 꽤 많은 인명사고가 발생하는데, 여기에 탑재되는 운항 시스템은 30년 전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HD현대 아비커스가 미국 현지에서도 데이터를 취득해 이들의 사고를 막기 위해 최신의 AI 기술 등을 활용한 자율운항, 사고 방지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부사장 "모빌리티 데이터 고도화가 만드는 맞춤화된 생활"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부사장은 '모빌리티 데이터의 고도화와 개인화가 가져올 변화와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박 부사장은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전환(DX)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모든 산업에서 화두로 떠올랐다며 모빌리티 데이터 고도화가 만드는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앱 사용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티맵 고객 중 운전점수 보유자가 2000만명에 달하고 운전섬수 60점 이상인 고객이 1300만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본인의 운전 습관을 앱을 통해 측정하는 경험은 제휴 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한 특약 가입으로 이어지고, 특약 가입자의 사고율이 미가입자에 비해 1% 가량 낮고 이를 통해 보험사의 손해도 감소해 사용자와 티맵, 보험사 모두 상생하는 긍정적인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박 부사장은 이외에도 티맵 이용자들이 고도화된 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해 진화된 경험을 앱 내에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내비게이션 위주로 제공되던 티맵 서비스를 지난해 앱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주차, 대리운전, 전기차 충전, 공항버스 예약, 택시 호출 등 실생활 밀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차량 상태를 기반으로 부품 교환 시기를 알려주고 주유소를 안내하며 AI 분석으로 운전자의 습관과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과 정보를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앱을 학습시킬 방침이다.
박 부사장은 "차량의 동적 데이터와 티맵의 교통정보 및 지도 데이터를 결합해 전기차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중 가장 대표적인 도심항공교통(UAM) 등도 티맵 AI 통합 검색으로 빠르고 정확한 이동 수단 탐색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티맵을 통해 도심 상공에서 이동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미래를 제시했다.
<더팩트> 혁신포럼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 한대용 HD현대 아비커스 통합상황인지팀 팀장,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부사장 등이 연사로 나섰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해 'AI시대로의 전환'을 주제로 AI가 일상과 산업에 가져올 미래에 대해 다방면으로 다뤘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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