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이념 아닌 희망·기회의 사다리로”
중앙정부 지원 없이 민·관 공동으로 치러
경기도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주최·주관한 ‘2024 경기 사회적경제 박람회(이하 박람회)’가 8월 23~24일 이틀간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세상을 더 이롭게,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큰 걸음’이란 슬로건 아래 진행되었으며, 사회적 경제인들과 일반 시민 등 3천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표적인 민·관 공동 행사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최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일방적인 폐지 결정으로 올해 열리지 않는 등 사회적 경제를 둘러싼 정책 환경이 현 정부 들어서 크게 위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 이번 박람회는 사회적 경제의 가치와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민·관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자체 예산을 편성해 이번 박람회를 준비했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개회사에서 “경기도는 사회적 경제를 응원하고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박람회를 개최했다”며 “사회적 경제는 이념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경기도는 사회적 경제로 희망과 기회의 사다리를 놓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022년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을 출연기관으로 설립했다. 이후 중앙정부가 사회적 경제 예산을 대폭 삭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임팩트 유니콘 기업 100개 육성 △성공한 사회적 경제 기업 모델의 프랜차이즈화 △공공·민간기업과 함께 ‘우선구매 1조원 시장’ 조성 △사회적 경제 조직 1만2000개로 확대라는 ‘경기도 사회적 경제 4대 비전’을 발표하는 등 사회적 경제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현재 경기도 내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경제 기업은 약 6300곳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도민의 인식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주요 행사로는 △기념행사와 학술포럼 등 부대 행사 △대·중소기업과 사회적 경제 조직이 함께하는 공공구매 상담회 △청소년·청년 대상으로 열린 사회문제 해결·창업 아이디어 대회 △사회적 경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삼일샵’(031#, 사회적 경제 제품 매장) 팝업스토어 등이 마련됐다.
개막식 이후 열린 ‘모두의 사회적경제 콘퍼런스’에서는 인공지능(AI)이 사회적 경제와 만나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윤석원 사회적기업 테스트웍스 대표는 이동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 보행 데이터를 가공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영상용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셋을 구축한 사례를 발표했다. 또 인공지능 그림 생성 도구를 교육 플랫폼으로 구현해 발달장애인에게 예술 교육을 진행한 ‘경기도 인공지능 창작단' 사례 등을 공유했다. 2015년에 설립된 테스트웍스는 청각장애인, 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포용적 고용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모두를 위해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며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을 결합한 기업이 더욱 많아져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엔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이학영 국회부의장, 용혜인 국회의원, 염태영 국회의원,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 송경용 경기도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장,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 원장,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 등이 참여해 ‘2024 경기 사회적경제 박람회’의 개막을 축하했다.
축사로 함께한 이들은 사회적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이때 경기도와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협력으로 박람회가 열린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축사에서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사회적 경제의 성대한 제전을 마련한 경기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금융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기도가,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사회적 경제의 수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경기도는 사회적 경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투자 유망기업 발굴, 특례보증 및 이차보전(이자 차액의 보상), 협동 자산화 지원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jinnytr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이틀 앞두고 깨진 윤-한 만찬, 무기한 연기…‘의대 충돌’ 여파
- “학교생활 함께한 범인…텔레그램 성범죄 확인하며 구역질 났다”
- 김건희 오빠,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나올까
- 시진핑은 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을까
- 기후위기 지하철 광고 ‘승차거부’…교통공사 “사회적 합의 안 됐다”
- 일본 국민을 꿈꾼 이광수의 짝사랑
- [속보] 간호법 복지위 통과…오후 본회의서 처리
- 미국 이어 프랑스도 체코 당국에 ‘한국 원전 수주’ 항의
- ‘세계 최고’ 인천공항 뒤 노동자들의 비명…“최고 노동 강도”
- 188배 방사선 피폭 삼성직원 “회사, 원자력병원 이송 안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