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플랜?'…친노·친문 구심점 전해철 끌어안은 김동연
전 위원장 "김동연 성공 위해 뭐든 할 것"
'정무적 역할' 대해 "부정하고 싶지 않아"
金의 '친노·친문 끌어안기' 행보 계속돼
민주당 적통 대권 주자 이미지 부각 해석
단,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반발 부담도
전문가 "김동연의 기초체력 강화 단계"
"이재명과 대립각은 일러, 서로 흡수해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해철 전 국회의원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정식 위촉했다. 김 지사가 과거 더불어민주당 전통 계파로 분류돼 온 인사들을 잇따라 포용하며 당내 '적통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위촉장 받은 전해철 "도청 5층에 아는 얼굴들 많아 기뻐"
그러면서 "여러모로 윤석열 정부가 '역주행'을 하고 있는데, 경기도가 중심을 잡고 '정주행' 하도록 대한민국과 경기도 변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전 위원장의 능력을) 활용하겠다"며 "자문위를 새롭게 구성함에 있어 위원장의 의견을 적극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해철 위원장은 김 지사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먼저 전 위원장은 위촉식과 함께 진행된 간담회에서 "도청 5층(도지사 집무실 등 위치)에 오니 국회와 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분들이 많이 계셔서 반가웠다"며 "좋은 분들, 훌륭한 분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는 걸 확인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비전 2030 등 수립을 주도했고 그 성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지사로서도 도를 잘 이끌고 있다"며 "인구나 규모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큰 중심인 경기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다짐했다.
기자들을 상대로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전 위원장은 '정무적 역할'에 대한 질의에 "문재인 정권에서 장관을, 참여정부에서는 수석을 역임했기 때문에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다"며 "정치적 역할에 대해서도 (김 지사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면 함께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좀 더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이뤄낼 수 있길 바라고, 그에 따른 내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전해철 위원장은 경기 안산상록갑에서 내리 3선을 한 중진이지만, 올해 4·10 총선 당내 경선에서는 친이재명계인 양문석 의원에 밀렸다. 그는 참여정부 민정수석 출신으로 친노무현·친문재인계 간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동연의 친노·친문 끌어안기, '민주당 적통' 이미지 부각
김동연 지사의 이른바 친노·친문 인사 끌어안기는 이재명 당대표 중심으로 뭉친 당내에서 민주당 적통으로서의 대권 주자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읽힌다.
친문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에 대해서도 적극 반색하고 나선 바 있다. 지난 13일 김동연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더 단단하고 더 깊어진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역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며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둘러싼 여의도의 정치셈법들도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고 환영했다.
지난달 12일 김 지사는 전남 신안에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언급하며 "역사와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방명록에 남겼다. 민주당 터전인 호남 방문은 김 지사 취임 이후 9차례로, 올해만 벌써 3번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공개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 5월 김 지사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고, 최근 경기도가 주관한 국회토론(글로벌 RE100 압박과 한국의 대응) 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 경기도기후대사에게 맡겼다. 3월에는 양산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셨다"는 말을 남겨 '역할'에 대한 여러 해석을 낳았다.
DJ에서 친노와 친문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서사를 만들어 민주당의 정통 계보를 잇는 대권 주자 이미지를 앞세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은 이번 전 위원장 위촉과 같이 경기도 인사에도 광범하게 투영되고 있다. 김남수 정무수석과 안정곤 비서실장을 비롯한 일부 산하기관 대표와 간부 등 김 지사의 주요 참모들은 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민선 8기 도의 두 번째 대변인에도 강민석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취임했다. 이재명의 경기도와 대비되는 차별화된 인사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동고동락' 팬클럽 카페와 오픈채팅방이 개설되면서 김 지사에 대한 지지세력 조직화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대선 외곽조직이 꾸려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강성 지지자들의 반감은 여전히 부담 요소로 남아 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민주당 대권 주자로서 자신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당내 입지를 조성해가는 단계로 보인다"며 "아직은 김동연과 이재명 둘 다 대립각을 세워서 좋을 게 없는 시기이고, 서로의 지지층을 흡수해가면서 정치적 역량을 키워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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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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