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의 ‘아픈 손가락’ 티메프 빈자리 노린다…“여행 안심하고 예약하세요”
온라인여행 고객 불안 확산에
롯데, 신뢰 무기로 여행 강화
지난달 문연 日직구관 성과
당일배송 서비스 연내 개시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주요 상품군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여행 및 온라인 전문가 외부 영입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팀 단위의 별도 여행전담 조직을 이르면 다음달 신설하고, 여행상품만 따로 모은 전용관을 내년 초 오픈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온이 여행부문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티메프에서 휴가철 여행을 예약해놓고 가지 못하거나 환불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대량 발생하면서 온라인 여행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롯데온은 이커머스이지만 롯데그룹이 배후에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여행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롯데온에는 백화점·마트·하이마트·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들이 총집합해 있다. 다만 뷰티·패션·럭셔리·키즈 카테고리의 경우 현재 전용관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용관은 고객이 해당 카테고리를 선택했을 때 상단 메뉴부터 하단 상품 배치까지 전문몰처럼 보여지는 구조다. 롯데온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이커머스 시장은 종합쇼핑몰과 함께 각 부문별 전문성을 높인 ‘버티컬 숍’이 동시에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전용관 도입을 통해 양쪽 소비자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직구와 여행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각각 큐텐과 티메프가 업계 선두로서 강점을 보였던 분야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온이 최근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큐텐의 빈자리 공략에 나선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롯데온의 주간 활성사용자 숫자는 티메프에서 결제가 중지된 지난달 넷째주(7월22~28일) 기준 93만9000명에서 이달 셋째주(8월12~18일) 기준 110만2000명으로 16.6% 증가했다.
롯데온의 최근 분위기는 연초와는 사뭇 달라졌다. 올 초까지만 해도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롯데온을 중심으로 한 유통 부문 온라인 통합 운영 문제를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다. 일각에서는 주요 유통 사업군별로 개별적으로 온라인 전략을 세우는 방안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롯데온이 상품 및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그룹 통합 플랫폼으로서 승부를 보겠다는 방향성을 유지키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온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행팀 구성과 전용관 설치에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신규 입점 판매자(셀러)에 대한 수수료 면제와 판촉비 지원에 나섰다. 티메프에서 빠져 나온 우수 셀러들을 유치해야 상품 경쟁력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는 익일배송(내일온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배송 서비스 차원에서의 경쟁력 개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달 말부터 익일배송 품목도 기존 1만개에서 23만개로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롯데온은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온다’도 연내 도입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롯데온은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부터는 분기별 적자 규모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올 들어서도 적자 기조는 여전하다. 이에 롯데온은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개편 작업도 과감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저성과 임직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에 나섰고, 지난 6월엔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인원 감축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고, 여행 부문처럼 외부 전문인력 채용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업 조직 인력을 조정해 패션팀과 뷰티팀을 팀에서 실 규모로 격상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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