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무서운 녀석 번진다 코로나 바이러스 KP.3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8. 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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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 초비상 … 변이 바이러스 대해부

코로나19 재유행이 심상치 않다. 국내 보건당국은 이달 말 주당 35만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재유행세가 지난해의 최고 수준에까지 다다를 것이란 예측이다.

코로나19 재유행은 변이 바이러스인 KP.3가 주도하고 있다. KP.3는 역대 등장했던 변이 바이러스 중 전염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KP.3는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병) 사태를 주도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서 파생한 변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50개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변이다. 이 중 30여 개가 감염과 백신 면역에 연관된 스파이크 단백질에 몰려 있어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과 백신 회피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KP.3는 여러 변이를 거쳤다. 코로나19 변이를 추적하는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오미크론 원형 바이러스인 BA에서 '피롤라'로 불리는 BA.2.86 변이, 지난해 말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행했던 JN.1 변이, SLip 변이 등을 거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SLip 하위 변이 중 주목해야 할 변이를 꼽아 '플러트(FLiRT)'로 규정했다. 여기에 KP.1.1과 KP.2 그리고 KP.3가 포함되는 것이다.

KP.3는 KP.1.1과 KP.2를 밀어내고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확진되는 코로나19 사례 4건 중 1건이 KP.3 감염 사례로 분석됐다. 미 CDC는 미국 50개 주 중 30개 주에서 KP.3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도 코로나19 환자 4명 중 3명이 KP.3 변이 사례로 확인되는 등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KP.3는 구조상 JN.1과 유사하나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화가 생긴 형태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수용체 단백질(ACE2)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로 침입한다. KP.3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위치한 F456L이란 추가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이 돌연변이는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에 더 쉽게 달라붙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합 친화력이 높아졌다는 것으로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바이러스가 계속해 변이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바이러스는 '선택압'을 받으며 변이한다. 선택압은 생물들이 서식처에서 살아남도록 만드는 압력이다.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갖는 개체의 선택적 증식을 유도하는 생물적·화학적·물리적 요인을 모두 포괄한다. 바이러스도 살아남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적 증식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변이 범위나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DNA 구성 물질인 뉴클레오타이드가 3만개에 달한다. 이 중 1개가 변이한다고 해도 바이러스의 감염력이나 독성 등 전체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

지금도 셀 수 없이 많은 변이가 일어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해 알파나 델타, 감마, 뮤 등의 변이는 전염성이나 병원 입원율 등에서 예의 주시해야 해 특별히 이름이 붙었다. WHO는 현재 주목해서 모니터링하는 변이로 KP.3를 포함해 KP.2, JN.1.7, JN.1.18, LB.1을 꼽고 있다. KP.3는 지난 2월 WHO에 처음 보고됐고, 5월 3일 WHO가 주목하는 변이로 지정됐다.

일각에서는 변이가 지속해 발생하다 보면 치명률이나 병원 입원율을 높이는 변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른바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행인 점은 현재까지 독성이 강화된 사례는 없었다. 2019년 12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이후 여러 변이를 겪었지만 전염성을 확대한 변이만 살아남았다. 치명률이나 병원 입원율을 높여 살아남은 변이는 없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역시 숙주인 인간이 빨리 죽을 경우 생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전염력을 높이는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백신을 무력화하는 변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원리를 갖고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으로 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식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백신 제조 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이달 중 새로운 백신을 출시한다. 화이자나 모더나, 노바백스 등 백신 제조업체들은 JN.1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내놓을 예정이다. JN.1 변이는 KP.3 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KP.3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KP.3 증상은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다. 발열이나 기침, 피로, 미각 또는 후각 상실 등을 주 증상으로 한다. 일부는 인후통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경험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은 코로나19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 중 하나"라며 "재유행세가 거세지는 것은 하절기를 맞아 전반적으로 대면 접촉이 증가한 탓도 있는데, 이럴 때 부스터샷을 맞으면 중증 질환과 입원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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