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승격 전쟁, K리그2 절대 강팀도 약팀도 없다
지난 주말 경기 결과 K리그2 후반기 승격 경쟁 구도는 더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선두 안양FC와 전남 드래곤즈는 무승부에 그치며 격차 벌리기에 실패했고, 변성환 감독 체제에서 11경기 무패(5승 6무) 행진을 하던 수원 삼성은 서울 이랜드에 일격을 당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다이렉트 승격 팀은 물론 승격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원은 지난 25일 이랜드에 패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수원은 변성환 사령탑 체제에서 최근 선두 안양과 전남을 차례로 잡아내며 직전 경기 기준으로 승격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3위까지 올랐다. 이날 이랜드에 이겼더라면 승점 43점을 확보해 전남과 승점 동률을 이루고, 안양(승점 47점)과 1~2경기 차로 좁혀 다이렉트 승격까지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K리그1 수원FC를 이끌 때부터 수원 삼성에 강했던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이랜드의 실리 축구에 무너졌다.
수원은 고려대에서 영입한 김지호를 비롯해 만 17세 고교생 박승수 등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기동력을 살리며 그동안 승승장구했다. 변 감독은 공격적인 백포 수비라인을 포기하고 상대에 따라 백스리 카드도 꺼내 들며 유연하게 대처했지만, 주전 골키퍼 양형모와 타겟형 스트라이커 김현 등 주축 전력 부상이 장기화하면서 한계에 다다랐다.
이랜드는 주포 브루노 실바(10골)가 10경기째 침묵하고 있지만, 변경준(7골)과 몬타뇨를 비롯해 측면 수비수 박민서(이상 5골)까지 골고루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수원전에서는 변경준과 정재민이 골 맛을 봤다.
승점 3점이 절실했던 수원전에서는 라인을 다소 뒤로 물리고 수비시 최종 수비수를 5명까지 세웠지만, 기본적으로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는 이날 경기까지 총 51골을 넣으며 리그 최다 득점팀 자리를 굳건히 했다. 승점 41점을 쌓으며 3위로 올라선 이랜드는 전남을 2점 차로 따라붙었다. 안양과 승점 차이도 6점에 불과해 다이렉트 승격도 노려볼 만하다.
안양은 전날 성남FC와 1-1로 비기며 승점 3점 쌓기에 실패했다. 직전 경기까지 최하위에 감독 선임까지 난항을 겪으며 김해운 감독 대행체제로 나선 성남을 상대로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다이렉트 승격의 발판을 확실히 만들지 못했다. 2위 전남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승점 4점 격차를 유지했다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안양은 승격 경쟁 상대인 수원을 비롯해 하위권 안산 그리너스에도 패배하는 등 직전 5경기에서 2승 3패로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맹위를 떨쳤던 공격수 마테우스와 야고가 최근 주춤하면서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것은 불안 요소다.
가장 불안한 팀은 전남이다. 24일 경남과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는데, 지난달 23일 성남전 승리 이후로 한 달 넘게 승리가 없다. 앞서 천안 시티전, 수원 삼성전 연패 흐름을 탈출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만 했다. 지난달까지 한때 11경기 무패(8승3무) 행진을 했지만, 주포 발디비아의 부상과 부산 아이파크전 패배 이후로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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