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생중계 한 발 물러섰지만···여야 대표회담 ‘신경전’ 계속

이유진·이보라 기자 2024. 8. 26. 16: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담 부분 생중계도 형식도 검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양당 대표 회담을 두고 여야가 26일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앞서 제안한 생중계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양측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 의제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이날도 대표회담을 위한 실무 협상의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날 외부에서 45분간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을 만났다. 사실상 세 번째 만남”이라며 “우리 당은 채해병 특검법·민생회복지원금법·지구당 부활을 제안했고, 국민의힘에선 정쟁 중단·정치 개혁·민생 회복 이 세가지를 제안했는데 너무 간극이 크다”라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공지를 통해 “오늘 회담에서 어려운 민생과 답보 상황인 정치복원을 위한 대표회담은 꼭 성사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각 당이 제시한 의제와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등 민생과 관련해 구체적 논의를 계속 진행키로 했다”고 전했다.

김우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형식상에서는 (대표회담) 생중계에 대한 일정한 수위 조절이 진행되고 있고, 의제 합의는 솔직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회담 날짜에 대해 “실무적으로는 가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며 “의제 조율이 우선이기 때문에 의제 조율 향방에 따라 날짜는 단축될 수도 있고 늦춰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이후 인천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닷새째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퇴원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 등을 고려하면 한 대표와의 회담은 9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표 회담 실무협상과 관련해선 “(비서실장끼리) 접촉은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여야 대표회담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자신이 제안한 ‘생중계 회담’에 대해 양보 의사를 밝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회담 전제로서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회담 전부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중요한 건 빠른 시일 내에 회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회담을 통해) 민생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패스트트랙’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향적인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부분 생중계’ 형식을 검토 중이다. 박정하 비서실장은 “국민의힘은 생중계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민주당이 요구하는 일부 공개 방식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민주당은 비공개회담에 정책위의장이 배석하는 안을 제안했고, 국민의힘은 지도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형식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해식 비서실장은 “똑 부러지게 결정을 한 건 아니지만 우리가 얘기한대로 모두발언을 (생중계로) 공개하고 (각 당) 정책위의장을 배석시켜 (비공개로) 협의한 뒤 회담 결과를 공개하는 정도로 좁혀졌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아직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이날까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정치게임으로 여권 분열 포석을 둔 건데 내가 따라갈 건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대신 “정 급하면 자기들이 대법원장 특검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채 해병 특검에 대해 당장 답을 내지 않으면 대표회담을 하지 않고 영수회담으로 가거나, 대표회담을 하더라도 영수회담으로 가기 위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계속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기한으로 설정한 이날까지 한 대표가 특검안을 내놓지 않자 공세를 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특검법 발의를) 민주당이 하라고 떠민 적 없다”며 “(나경원 의원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폭로부터 3자 추천 특검 제안까지 다 윤석열 정권 내분을 노리고 본인이 하신 거냐”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