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 클럽’ 유튜브에선 검증 끝난 ‘페이크 다큐’, 지상파에선 통할까[스경X현장]
지금 유튜브에서 웃음을 주기 위한 방식으로 가장 많이 택하고 있는 장르가 ‘스케치 코미디’다. 이는 하나 정도의 에피소드를 갖고 5~7분의 짧은 시간 동안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는 형식이다. 분명 연기를 하고 있지만 마치 날 것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특징이다.
이러한 형식의 인기로 생겨난 것이 ‘부캐릭터’의 인기다. 지금 유튜브의 생태계에서 생존하고 있는 코미디 콘텐츠의 생명력은 이 부캐릭터가 잘 살아있느냐의 여부로 판가름 난다. 부캐릭터를 이용해 진짜 같은 가짜 상황을 만드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유튜브나 SNS의 코미디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낯설지 않은 형식이다.
하지만 지상파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시도해본 적이 아직 없다. 그나마 알려진 프로그램이라면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시도한 ‘SNL 코리아’의 몇 개 코너들 정도다. KBS2가 이번에 과감하게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새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26일 첫 방송 되는 ‘메소드 클럽’이다.
‘메소드 클럽’은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 연기 교습소’를 표방한다. 매주 한 명의 배우가 이곳을 찾는데, 여기 강사로 있는 이수근, 이수지, 곽범 등의 희극인들에게 연기를 배운다. 그리고 가수 백호, 개그우먼 황정혜, 크리에이터 전경민, 미스코리아 출신 백예림이 그들과 함께 수강한다.
일단 티저 등으로 등장한 배우들은 장혁, 이문식 등이다. 거의 3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어, 정극 경험이 적은 개그맨들이 이들을 가르친다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이들은 완벽히 상황을 받아들이고 상황에 맞게 연기한다. 이 역전의 묘미 그리고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날 것의 상황과 말들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다.
이명섭PD는 2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예능 장르의 편향성을 짚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리얼 버라이어티가 유행한 후 2010년 이후부터 10년 이상 예능 프로그램들은 관찰 카메라를 넘어서는 장르를 찾지 못했다. 육아, 부부, 요리, 연애, 이혼 등 소재는 바뀌었지만 이를 비추는 틀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이명섭PD는 “예능의 가치는 새로움과 재미에 있다고 생각해 다른 장르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이미 유튜브 등을 통해서는 인기가 있는 콘텐츠 형식이기 때문에 이 기회에 지상파를 통해 양지로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KBS가 이 콘텐츠를 양지로 끌어올렸다기보다는, 페이크 다큐 콘텐츠의 인기가 시청률의 ‘음지’에 빠진 KBS를 끌어올리려 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어찌 됐든 제작진은 나름 상황극 연기의 ‘도사급’ 개그맨들을 섭외했고, 크루로는 백호와 황정혜, 전경민, 백예림 등 신선한 얼굴들을 수혈했다.
공개 코미디와 버라이어티, 토크 예능 등 2000년대 이후 예능의 최고 인기 장르를 섭렵했던 이수근은 “올해 목표는 ‘메소드 클럽’이 시상식에까지 모여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며 “한 번도 연기하며 기분 나쁘게 가신 게스트가 없으셨다. 지금은 어떤 형식인지 궁금할 수도 있겠으나 방송이 나가면 이제 먼저 배우 쪽 소속사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일단 장르 자체의 인기는 웹에서 검증이 끝났다. 그렇다면 결국 그 지상파에 맞는 변용이 관건이다. 날 것 그대로의 상황과 대사, 지상파가 담지 못하는 수준의 표현을 어떻게 우회적으로 표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지상파 예능은 한 번 더 큰 걸음으로 대중의 지금 취향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
KBS2 최초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상황극 ‘메소드 클럽’은 26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9시50분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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