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물 건너 갈수도"… 대구-경북, 법안 이견 심화

안동=황재윤 기자 2024. 8. 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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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구·경북(TK) 통합안에 대해 각각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합의가 갈수록 꼬이는 모습이다.

이에 대구시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도가 오는 28일까지 최종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통합을 장기 과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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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전경/사진=황재윤 기자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구·경북(TK) 통합안에 대해 각각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합의가 갈수록 꼬이는 모습이다.

26일 <머니S> 취재 결과에 따르면 대구시와 경북도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TK 통합안에 대한 '수용이 어렵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특별법안 차이점과 경북도의 입장을 설명했다.

김호진 기획조정실장은 "경북도의 특별법안은 자치권 강화, 재정 자율성, 특행기관 이전 등에 중점을 두지만 대구시는 청사 위치와 관할 범위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행정통합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중앙정부의 권한이양을 통한 자치권 대폭 강화에는 대구시와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며 "통합특별시와 시군구 권한 모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경북도 안과 달리 대구시는 특별시의 '직접 행정'을 강조하면서 시군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 '시·군·구 자치권 확대'라는 경북도의 기본방향과 배치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시·군·구가 아닌 광역지자체 중심 행정을 강조하는 대구시의 안은 저출생과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의 병폐를 낳는 지역 내 중앙집권제와 다를 바 없다"며 "대구시 주장대로면 시군 권한축소는 불가피하며 이는 지금의 시대정신인 지방자치 역량 강화와 균형발전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경북도 통합모델은 시도가 합쳐 기존의 광역시보다 권한과 특례가 늘어나고 시군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새로운 제3의 형태의 광역지방정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청사 문제에 대해선 "대구시의 발표는 경북도와 사전협의가 없었고 시군, 시도민 의견수렴도 없었다. 대구시의 일방적인 대구청사 관할 확대, 경북 북부지역과 동부지역 청사 분할 주장은 유감"이라며 "대구시의 동부청사 주장은 대구중심 특·광역시 체제를 전제로 한 것이다. 통합은 시도를 합쳐 하나로 통합하자는 것이지, 대구를 확대하고 경북을 분할해 3개 권역으로 나누자는 것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대구와 안동 현 청사체제를 유지해야 통합과 자율적 대응이 가능하다"며 "청사는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으므로 일단 시도민이 수용가능토록 현 체제를 유지하고 통합 이후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소방·교육청 청사에 대해서는 "효율성과 지역 관리능력을 감안하면 현재와 같이 2곳으로 나눠서 운영해야 한다"며 "1곳 설치는 대구경북 2만㎢의 구역 관리가 곤란하고, 3곳 설치는 행정통합으로 기대되는 효율성 향상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시·도간 행정적, 절차적 합의가 어렵다고 해서 역사적 책임인 통합절차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청사문제, 시군구 권한 문제 등으로 합의가 어려우면 제3자, 전문가, 지역과 시도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로 계속적인 통합 논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대구시청 산격청사 전경/사진제공=대구광역시

이에 대구시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도가 오는 28일까지 최종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통합을 장기 과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조직, 청사 등에 대해 "합리적인 합의안을 대구시가 제시한 만큼 경북도가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28일까지 최선을 다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처럼 쟁점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하고 서로의 주장을 밝힌 데 대해 참석한 기자들 대부분 "통합은 물 건너 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황재윤 기자 newsde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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