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후 기세 꺾인 티디에스팜… 의무보유 짧은 대주주·기관 물량 부담

김남희 기자 2024. 8.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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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김철준 대표 의무 보유 6개월로 짧아

개량신약 개발사 티디에스팜이 21일 ‘따따블(공모가 대비 상장일 주가 4배 상승)’을 기록하며 기세 좋게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후 미끄러지고 있다. 최근 다수의 공모주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떨어져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티디에스팜은 드물게 첫날 가격 제한 폭(300%)까지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한 달 후 기관 투자자 지분 약 26%가 대량 매도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주가 상승 동력은 크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티디에스팜이 2024년 8월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왼쪽부터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준철 (주)티디에스팜 대표이사, 최신호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상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티디에스팜은 상장 4거래일째인 26일 150원(0.43%) 오른 3만4950원으로 거래가 끝났다. 장 중 5% 가까이 떨어지며 3만3150원까지 밀렸다가 장 막판 상승 전환했다.

티디에스팜은 경피 약물전달시스템(피부를 통해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만드는 회사다. 카타플라스마(습포제)나 플라스타(첩부제)처럼 피부에 붙이는 제품을 주로 제조한다. 지난해 연매출 300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올렸다.

티디에스팜은 증시 데뷔날인 21일 공모가(1만3000원) 대비 300% 오른 5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현대힘스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따따블을 기록했다. 이날 티디에스팜은 회전율(주식 손바뀜 빈도) 542%(1위)를 기록하며 거래대금이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단타족이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22일엔 19%, 23일엔 18% 하락 마감했다.

당분간은 주가가 상승 동력보다는 하락 압박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중 하나가 기관 투자자의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지분이다. 상장 후 한 달이 지나면 1개월간 매각 제한으로 묶여 있던 기관 투자자 보유 지분 약 26%가 대거 매물로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기업공개(IPO)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11월 투자해 보유 중인 지분(3.62%)을 비롯해, 키움증권(2.00%), 동원기술투자주식회사(1.99%),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0.52%), 포지티브세컨더리벤처투자조합 제1호(3.44%), 코너스톤시너지1호신기술조합(1.99%), 브랜드케이청년창조기술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4.92%), 마일스톤자산-중소기업은행(1.14%), 힐리오인베스트먼트(1.08%) 등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의무 보유 기간을 1개월로 정했다. 상장일로부터한 달 후부터는 즉시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가 빠질 수 있다.

티디에스팜이 제조한 일반의약품. /티디에스팜

주가에 더 큰 부담 요인은 최대주주인 김철준 대표이사가 가진 주식(252만8000주, 지분율 45.71%)이다. 김 대표가 정한 의무 보유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서 신규 상장사 최대주주의 최소 의무 보유 기간으로 정한 6개월만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증권가에선 티디에스팜의 최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이 최근 상장한 다른 코스닥 기업에 비해 유난히 짧다는 데 주목했다. 대체로 최대주주는 상장할 때 1년 이상 보호예수를 건다. 티디에스팜을 포함해 8월 들어 상장한 9곳(아이빔테크놀로지, 뱅크웨어글로벌, 유라클, 전진건설로봇, 케이쓰리아이, 넥스트바이오메디컬, 티디에스팜, M83, 이엔셀)의 최대주주는 상장일로부터 평균 30개월(2년 6개월) 매각 제한을 약속했다.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엔셀의 최대주주인 장종욱 대표는 의무 보유 기간을 5년으로 정했다.

회사 측은 김 대표가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6개월이란 짧은 기간 자체가 투자 심리엔 안 좋은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각 제한을 6개월로 정했다고 해서 최대주주가 그 후 바로 지분을 판다는 뜻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 상장한 다른 공모주와 비교하면 장기 보유 의지를 의심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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