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자도생 위험에…"핵확산방지체제 냉전 후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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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구촌 핵 비확산 체제가 냉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시 총장은 26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간 긴장 관계와 중동 분쟁이 1968년 세계 핵무기 개발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전례 없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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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경쟁 속 억제의지↓…긴장·동맹약화 속 일부 핵보유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구촌 핵 비확산 체제가 냉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시 총장은 26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간 긴장 관계와 중동 분쟁이 1968년 세계 핵무기 개발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전례 없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0년대에는 중요한 국가들이 '왜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이들 국가가 공개적으로 이를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들 국가가 언론에 말하고 있다. 국가 정상들이 이 모든 것(비핵화)을 재고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가 핵무기 개발에 관심을 가진 데는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외에도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총장은 특정 국가를 거명하지 않으며 "이 모든 긴장이 있고 동맹이 약화하고 국가들이 스스로를 방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핵무기 (고려) 요인과 매력이 매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시 등장한다"고 말했다.
핵확산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 다트머스대학의 니콜라스 밀러 조교수는 핵확산 위험의 증대는 "강대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이 더욱 치열한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FT에 말했다.
이런 시기에는 핵확산 억제에 대한 강대국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밀러 조교수는 핵확산 우려와 관련, 이란을 가장 큰 잠재적 위험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란 관리들이 지난해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획득할 가능성에 대해 많은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시절인 2018년 이란과 서방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한 이후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말 하라지 이란 최고지도자실 고문은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란이 실존적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면 "자연히 신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9월 미국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사우디도 똑같이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공개적으로 "더 (북핵) 문제가 심각해져 가지고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전하려는 메시지의 핵심은 북핵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한미 확장억제 강화와 엄중한 대북 경고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럽의회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대표는 올해 초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억지력 강화를 촉구하며 "우리는 모두 상황이 다급해질 때 핵 옵션이 정말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목소리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핵무기 보유국을 늘린다고 해서 현 상황이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NPT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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