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K2전차 겨냥 ‘자폭 드론’ 성능 시험 공개…김정은 “대량 생산하라” 지시
북한이 자폭형 무인공격기(드론) 성능 시험 장면을 2013년 3월 이후 11년 만에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자폭형 드론은 유도 방식과 비행성능, 정밀도 등에서 과거 노출한 드론보다 몇 단계 진화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진행된 이번 성능 시험에선 러시아제 자폭형 드론과 유사한 기종도 등장했다. 우리 정부 당국은 러시아가 북한에 드론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해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자폭형 드론을 “대량 생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드론에 대해 “적은 돈으로 심대한 타격이 가능한 무기”란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작은 군사용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무기로 전 세계에 그 위력을 알렸다. 이 드론의 위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검증된 만큼 김 위원장은 이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드론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고, 북한 당국은 러시아 등 도움을 받아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이번에 보란 듯 그 성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 김정은 “하루빨리 군부대들에 자폭 드론 배치”
통신은 “각종 무인기들이 설정된 각이(다른 각도)한 항로를 따라 비행하였으며 모두 지정된 표적을 정확히 식별하고 타격소멸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전략정찰 및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들뿐 아니라 전술적 보병 및 특수작전구분대들에서 리용(이용)할 수 있는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면서 “핵어뢰와 같은 수중전략무기체계들은 물론 각종 자폭 공격형 수중 무인정들도 부단히 개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전투 적용 시험을 더 강도 높게 진행해 하루빨리 인민군부대들에 장비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 정부는 북-러가 부적절한 드론 기술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당시 자폭형 드론 5대와 수직이륙 기능을 갖춘 정찰형 드론 1대 등을 선물받은 바 있다. 공격·정찰용 드론을 선물하는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에 해당된다.
● 드론에 전술핵 장착시 핵기습 위협 대폭 증가
자폭형 드론은 미사일보다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해 레이더로 추적·탐지가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쓰는 자폭형 드론의 가격은 대당 약 2만 달러(약 2400만 원)에 불과할 만큼 가성비도 좋다. 드론에 전술핵까지 장착할 경우 남한을 겨냥한 핵기습 위협은 더 치명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
북한은 최소 300대 이상의 드론을 운용중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구식 기종의 정찰용이지만 향후 자폭형을 비롯한 고성능 드론으로 교체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1990년대부터 자폭 드론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게 정설이다. 2010년대 초 중동에서 미국산 고속표적기인 스트리커(MQM-107D) 여러 대를 도입해 무인타격기로 개조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러시아, 중국의 기술을 입수해 성능을 고도화해온 것.
특히 최근엔 김 위원장 지시에 따라 드론 기술을 크게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자폭형 드론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 등 다중 항법장치를 갖춘 것 같다”며 “표적 이미지와 명중 여부의 실시간 전송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우리 군도 자폭형 드론의 개발 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사시 요인 제거 등 참수 작전에 활용 가능한 이스라엘제 소형 자폭형 드론은 지난해부터 운용 중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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