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대견했던 그 씩씩함, 퓨처스 세이브 1위의 가능성… “다시는 2군 오지 말라던데요”

김태우 기자 2024. 8. 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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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성빈은 24일 인천 kt전에서 가진 자신의 1군 데뷔전에서도 씩씩한 투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SSG랜더스
▲ 올 시즌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성빈은 좋은 구위와 공격적인 승부를 장점으로 한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t의 경기는 중반 힘싸움에서 앞선 kt의 9-3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SSG로서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의 가능성을 봤다는 측면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미 1군에 자리를 잡은 박지환(1라운드) 정준재(5라운드)에 이어, 근육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중견수 최지훈을 대신해 정현승(6라운드)이 선발 9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9회 2사 후 등판한 박성빈(7라운드)까지 총 4명의 신인 선수들이 이날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성빈은 9회 2사 후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송민섭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자신의 1군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한 타자이기는 하지만 인상적인 투구였다. 적어도 피해가거나,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인 승부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결과도 좋게 끝나면서 1군에서의 힘찬 발걸음을 뗐다. 이숭용 SSG 감독 또한 25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박성빈의 투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한 타자 상대지만 쫄지 않고 던지더라. 기회가 되면 던질 기회를 또 주겠다”고 말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사이버한국외대 얼리드래프트로 입단한 박성빈은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초 SSG 퓨처스팀(2군)은 고정된 마무리 없이 시즌을 시작하며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박성빈이 계속 안정된 투구를 하면서 어느덧 마무리로 고정되는 양상이었다. 1이닝만 던지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길게도 투구하면서 1군에서의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전략적으로 키워졌다.

그렇게 퓨처스리그 29경기에서 39이닝을 던지며 3승2패1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31이라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세이브 1위다. 퓨처스팀 추천에 따라 8월 24일 경력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24일 경기에서 바로 기회가 왔고, 그 기회에서 지금껏 갈고 닦은 자신의 공을 던지면서 뚜렷한 가능성을 남겼다.

박성빈은 “등판하기 전까진 많이 떨렸는데 막상 마운드를 밟으니 긴장이 풀렸고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네 공이 좋다고 들었다. 씩씩하게만 던져라’라고 말씀해주시면서 긴장을 풀 수 있게 해주셨다. 나도 그 생각만 가지며 타자랑 적극적으로 승부했다”고 첫 등판을 돌아보면서 “준비한 부분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정신이 없었고 끝나고 나니 재밌다는 생각이 있었다. 구속은 퓨처스 경기보다 살짝 덜 나왔다. 더 세게 던질 수 있었는데 처음 치고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깔끔하게 막아서 기뻤다. (고)효준 선배님, (박)민호 선배님도 그렇고 손시헌 감독님도 어제 연락이 왔다. 제 피칭을 보시고 대견하다고 하시고 다시는 퓨처스로 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웃어보였다.

정통 오버핸드는 아니지만 꽤 빠른 공을 던진다. 프로에 와서 구속이 늘었다. 박성빈은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최고 구속은 145㎞였고 대학 때보다 훨씬 늘었다. 대학 때는 138㎞ 정도였는데 프로에 와서 체계적으로 운동한 덕분인 것 같다”면서 “체중은 3~5㎏ 정도 늘어 근육이 붙은 것 같고, 퓨처스 코치님들 통해 투구 메커니즘을 배우며 구속이 올랐다. 비시즌에 훈련 드릴이라던지 훈련의 질이 크게 올랐다. 그리고 훈련양도 못지않게 많아서 야구 실력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에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 박성빈은 " 아마 주로 불펜으로 활약하겠지만 주어진 이닝은 확실하게 책임지는 든든한 투수가 되고 싶다.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SG랜더스

박성빈은 “기존에는 퓨처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올라간다는 부분도 있었지만, 배영수 코치님께서 좋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1군에 올라갔을 때 어떤 무기로 생존할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하셨다. 투수들한테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장점을 찾길 주문하셨다. 나 또한 코치님과 의견을 나누며 내 장점을 현실적으로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며 훈련했다”고 지난 과정을 되새기면서 “제 가장 큰 장점은 볼의 무브먼트다. 볼 끝이 더럽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타자들도 내 공을 친다고 정타가 쉽게 나오지 않기에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피칭 디자인을 고민했다. 변화구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하기에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제법 많은 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박성빈은 “지금까지 마무리 투수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내가 할 것만 딱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그러다보니 내가 세이브 1위인지도 몰랐다. 6개째 올렸을 때 슬슬 욕심이 났다”고 웃으면서 “마무리가 다들 부담감이 있다고 하지만, 손시헌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고 내 공에 대해 칭찬을 해주시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세이브를 많이 기록하다보니 마무리 투수가 참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원래 소심한 성격이지만 마무리를 하면서 마운드에서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다보니 성격도 활발하게 바뀌는 것 같다. 긴장을 충분히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빈은 “확실히 타자들의 스윙이 다르더라. 실투를 놓치는 법이 없고 파워가 좋다보니 위협적이었다”라고 프로의 다른 점을 말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프로생활이 쉽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마음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고쳐먹었다. 박성빈은 “따지고 보니 나도 프로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했다. 상대 타자가 잘 치는 타자라 할지라도 다 똑같은 타자라고 생각하고 내 공에만 신경 쓰며 던지고 있다”면서 “쉽지 않은 기회인만큼 어떻게든 1군에서 버텨내고 싶다. 당장은 2군을 왔다갔다 하겠지만, 1군 기회를 받을 때마다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해놓으려 한다. 어떤 역할도 상관없다. 아마 주로 불펜으로 활약하겠지만 주어진 이닝은 확실하게 책임지는 든든한 투수가 되고 싶다.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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