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기생충 뉴라이트” “쌍욕 대가는 이재명”…아수라장 된 ‘김문수 청문회’
김문수 엄호한 與…“정신병력 검증은 모욕적” “이재명 막말도 마찬가지인가”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야 의원들의 거센 고성으로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최근 극우‧막말 논란에 휩싸인 김 후보자를 향해 "세금 기생충 뉴라이트"라며 사퇴를 촉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접 지목해 "이 대표보다 막말을 많이 한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맞받아쳤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오전 전체회의를 통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오전 10시45분경 시작한 청문회는 여야가 의사진행발언 과정부터 맞서면서 김 후보자가 선서도 하기 전인 오전 11시 20분경에 파행되기도 했다. 40분간 질의도 없이 정회된 청문회는 약 20분 만에 겨우 재개됐다.
야권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부터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며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파괴하고자 했던 국회의 의자에 앉아서 인사 청문회를 받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의 '세월호 망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망언에 대해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서면 질의에 후보자는 피해자 유가족이 상처를 받았다면 그점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사과인가"라며 "적어도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 분들에게 고통을 드린 망언에 대해선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청문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막말 발언을 한 김 후보자의 의료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제출해야 할 의료기록에 대한 협조를 좀 요청을 드린다"며 "수만 명의 노동부 및 산하기관을 이끄는 공인으로서 공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인지 검증하는 것은 국회의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에게 의료기록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야권 일각에선 김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까지 공세 타깃을 집중시켰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이미) 국민적 평가는 다 끝났다"며 "이미 후보자는 노동자, 여성, 청년 참사 유가족 등 전체 국민을 상대로 매우 오랜 기간 지속적 반복적으로 아주 정말 악의적인 발언들을 남발했다. 이런 사람을 후보자로 지명한 것 역시 대통령이 괴롭힘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당에선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악용해 김 후보자의 일방적 사과를 강요하고 청문회 진행을 막고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이면 의사와 관련된 것을 해야 된다. 장관으로서 지위와 자격 문제는 본질의에서 하면 된다"며 위원장을 향해 인사청문회 주질의에 돌입해달라고 요구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을 향해 "(청문회) 하기 싫으면 그냥 나가시라"고 소리쳤다.
야권이 김 후보자에게 의료 기록을 요구한 것은 '인격 모독' 격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임이자 의원은 "너무 모욕적인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같은 당의 우재준 의원은 "(야당에서) 후보자의 과거 막말이나 발언들로 인해 의료기록 확인을 해야 된다는 취지로 말씀을 하신 것으로 들었다. (후보자에 대한) 정신 병력에 대한 조회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료 기록도 필요하다며 맞불을 놓았다. 그는 "만약에 이런 부분들을 문제 삼으려면 민주당 대표이신 이재명 대표만 해도 막말로 문제가 된 게 많다"며 "그럼 마찬가지로 그게(이 대표의 막말도) 정신병력에 대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이자 의원도 "이재명 대표보다 막말 더 한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야권에선 "막말하지 말라"며 항의가 쏟아졌다.
이처럼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지자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청문회가 간신히 재개됐지만 여야는 여전히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웠다. 야권에서 김 후보자에게 재차 자발적 사과를 촉구하자 김 후보자는 "제 발언 문제도 많이 있을 거고, 토론도 많이 해 봐야겠지만 제 처지가 많은 변화 겪었고, 이는 극과 극을 오간 점이 있다. 필요한 경우 사과하겠다"며 짧게 답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본인의 노트북 앞에 부착한 '세금 기생충 뉴라이트 김문수 사퇴하라' 게시글을 두고도 공방전을 벌였다. 임의자 의원이 먼저 안호영 위원장에게 "저 게시글을 떼어주셔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정혜경 의원은 "국회법 어디에 제가 이것을 붙이면 안 되는 것이 나왔냐"고 반발하자 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관련해 안 위원장은 "물건 자체가 회의 진행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관례상 회의할 때도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강제로 게시글을 제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정 의원은 "여야 의원들 의견이 제가 이 피켓 떼고 청문회를 진행하면 좋겠단 권고를 받아들이겠다"며 결국 노트북에 부착된 게시글을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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