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감원에도 우린 자신있어… 개발자 적극 채용"
2013년 실리콘밸리서 창업
한인 AI 스타트업 최초로
기업가치 10억달러 인정받아
13개국에 600여명 직원 고용
끈기·열정·다양성이 조직의 힘직원 간 상명하복 문화 없이
엔지니어에 자율성 부여해
프로젝트 진행 효율 극대화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한파가 두드러지면서 내로라하는 많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사업에 대해선 '철수' '매각'과 같은 강도 높은 대책을 펼치고 있고, 그 안에서 자리가 위태로워진 개발자 등 정보기술(IT)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도 날로 커지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고용'과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교해선 '구조조정 시그널'이 약한 듯 보이지만, 그 이면 역시 예년과 달리 더욱 자리 보전이 쉽지 않아졌다는 판교 개발자들의 걱정 섞인 얘기만이 자욱하다.
이 같은 국내외 업계 상황과는 달리 오히려 채용을 늘려나가는 IT 기업이 있다. 바로 '몰로코'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인이 창업한 AI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유니콘' 반열에 오른 애드테크(기술 기반 광고) 전문기업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한 마케팅 시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관련 솔루션을 개발·운영하고 있는 몰로코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몰로코의 매출은 8배 이상 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현재 1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 중이다.
그러나 몰로코의 첫 시작과 사업 과정을 파헤쳐보면 회사의 성장이 한순간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안익진 몰로코 최고경영자(CEO)와 박세혁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당시 몰로코를 공동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단계마다 여러 프로젝트가 좌초되는 등 숱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한때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 환경에서 계속된 적자는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했다.
창업 10년이 지난 현재, 몰로코가 '달리는 말'로 선두에 설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세혁 CIO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몰로칸'(몰로코 구성원을 일컫는 말)의 힘이 컸다고 자부했다.
박 CIO는 "몰로코의 가장 큰 핵심 경쟁력은 인재"라며 "단순히 코딩 실력이 우수하거나 실전 경험이 많다고 해서 회사의 성장을 주도한다고는 볼 수 없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능력'들이 모여 지금의 몰로코를 키워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몰로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네트워크가 약한 외국인이 시작한 회사라는 점이 약점이 될 수 있었지만, (우리는) 이러한 환경을 기회 삼아 최고의 한국 인재를 영입해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도전하는 장점으로 전환시켰다"고 전했다.
현재 전 세계 13개 지사에서 600명 이상의 다국적 구성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몰로코. 이 가운데 한국 직원은 100여 명에 달한다. 본사는 미국이지만 한국 지사에 핵심 인프라스트럭처가 다수 확보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력 구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CIO는 몰로코의 조직문화를 '실리콘밸리 인 서울'로 정의했다.
박 CIO는 "몰로코의 성공은 소수의 완벽한 사람들이 이뤄낸 성과라거나, 사업 아이템을 정말 잘 찾아서 쉽게 이뤄낸 것이 아니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어려운 레드오션 시장에서 장점과 단점이 어우러진 여러 사람이 모여서 단점은 서로 보완하고, 장점은 서로 극대화해 가며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애드테크 시장은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주목도가 높은 만큼 플레이어 간 경쟁도 치열하다.
그는 "몰로코 구성원 중에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의 선진 빅테크에서 온 엔지니어들이 많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식 개발문화를 갖고 있다"면서 "경력직이든 신입이든 엔지니어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자율성이 큰 편이고, 상명하복식 업무보다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빠른 속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결정이 실행으로 옮겨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징이 일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게 회사 판단이다. 고정된 근무시간이 없고 근무지조차 제한 없이 자유로운 업무가 가능하게 열어둔 것도 회사의 성장과 함께 구성원 개인의 커리어적 성장을 도모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했다.
박 CIO는 "자율적으로 일하는 문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영향력 있는 성과를 내고 본인의 커리어를 성장시키려고 노력하는 몰로코의 문화가 최고의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세계적 수준의 리더들과 몰로코 구성원 간 멘토십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연계하는 데 힘을 싣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박 CIO는 "직원 개개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수평적인 구조가 확립되는 것이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는 조직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일 것"이라며 "몰로코가 책임감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온 이유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개발자의 경우 연차와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방향성을 토대로 커리어를 키워나가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몰로코는 이러한 인재들이 '프로젝트 오너십'(주니어를 포함한 개발자 한 명 한 명이 자신이 낸 아이디어에 대한 오너십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젝트를 리딩해볼 수 있는 기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통해 앞으로도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있는 몰로칸을 적극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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