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될까… 국민연금·소액주주 관건

박한나 2024. 8. 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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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민연금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향후 합병 작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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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청구권 행사하면 부담
ISS·글래스 루이스, 찬성 의견
주총 이후 주가 상승 전망 제기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민연금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향후 합병 작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현재 매수 예정가를 밑돌고 있어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 E&S와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상정·처리한다. 합병은 주총 특별 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일단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 표결에서 합병이 좌초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지만, 지분율은 6.28%에 불과하다. 지주사인 SK와 특별 관계자 지분이 36.3%에 달하는 데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합병에 대해 찬성 의견을 밝힌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20.9%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의 경우 각각 홈페이지에 합병안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이 반대해도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이유다.

문제는 주주총회 이후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상법에 따르면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나 중요한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주에게만 부여된다.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격은 11만1943원으로, 총 8000억원의 규모로 한도를 설정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매수 예정가격을 밑돈다. 이날 주가는 종가 기준 10만7600원이다. 내달 19일까지 매수 예정가격을 밑돌 경우 소액주주들은 회사에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SK이노베이션에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에 이어 주식매수청구권까지 행사할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은 약 6000억원이 넘는 규모여서 SK이노베이션이 추가적인 자본 조달이나 비용 절감 압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소액주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5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와 포털 네이버 등에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합병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며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주주총회 이후 양사 간 시너지 효과로 인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경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주주들은 현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대신 합병 이후의 잠재적인 이익을 기대하며 주식을 보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양사 합병을 두고 SK측이 주장하는 '에너지 산업 시너지'와 반대 측에서 주장하는 '소액주주 가치 희석'을 두고 찬반이 대립하고 있다"며 "내일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가결되더라도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합병 최종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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