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관련없는 자산 최소화 가업상속 공제 최대한 활용 [기고]

이병호 회계사

가업상속 공제란 경영자가 사망했을 때 중소·중견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10년 이상 경영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 부담을 크게 경감시켜 주는 제도다. 가령 피상속인인 경영자의 재산 중 가업에 해당하는 주식(이하 '가업 해당 주식') 100억원, 기타 개인 재산 50억원으로 총 150억원이라면 이 중 가업 해당 주식 100억원에 대해 공제를 적용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업상속 공제의 사후관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해당 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사후관리 기간 완화(10년→7년→5년), 업종 완화(중분류→대분류), 고용 유지 완화(정규직 근로자 수 100% 유지→정규직 근로자 수 또는 총급여액의 90% 유지)로 가업상속 공제를 준비하는 경영자들이 늘고 있다.

주의할 점은 가업 해당 주식 전체를 공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산 비율에 대해서만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사업자산(주식가치)이 100억원일 때 사업자산 비율이 100%라면 100억원을 전액 공제받지만 사업자산 비율이 50%라면 50억원(100억원×50%)만 적용받게 된다.

사업자산 비율은(1-사업 무관 자산/세무상 총자산)으로 산정하며, 여기서 사업 무관 자산이란 세법에서 열거한 △비사업용 토지 △타인에게 임대하고 있는 부동산 △대여금 △과다 보유 현금(직전 5개년 평균 보유액의 100분의 150을 초과한 현금) △법인의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주식·채권·금융상품 등을 말한다.

실제 컨설팅 시 대다수 경영자가 가업상속 공제는 인지하고 있으나 사업 무관 자산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예컨대 회사가 일반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만기 3개월 초과 정기 예·적금도 법인의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금융상품에 속하기 때문에 사업 무관 자산이다. 그 외에도 자산으로 계상된 보험상품,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주식·펀드(MMF 등), 자기주식도 사업 무관 자산이다.

이견이 있지만 과세관청은 심지어 자회사 주식에 대해서도 사업 무관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무제표에 현금성 자산으로 계상되는 금액을 제외한 금융상품은 사업 무관 자산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업상속 공제를 고려하는 회사는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도 자가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면 사업자산이지만 임대로 활용되는 부분은 사업 무관 자산에 해당한다. 부동산 특성상 그 금액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려는 기업은 사전에 정리 또는 사업에 전용할 필요성이 있다.

가업상속 공제의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사업 무관 자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상속으로 인한 가업승계는 언제 발생할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상담하면서 사업 무관 자산을 관리해 가업상속 공제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