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비용 절반 선뜻…中企에 천군만마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8. 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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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페트병 전문업체 케이아이비
작년 중진공 지원사업에 참여
부담 큰 설비설치비 지원받아
2년내 투자비 전액 회수 기대
케이아이비의 생활용품 용기 원스톱 라인 생산 공정 모습.

기후위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페트병 산업에서 친환경·재활용·경량화·저탄소에 집중해 성공의 기회를 잡은 기업이 있다. 2009년 설립된 케이아이비(대표 박한규) 얘기다. 식음료와 생활용품 용기로 사용되는 페트병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으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9%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케이아이비는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페트병 생산을 통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환경보호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구은행에서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 친환경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케이아이비는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제품 품질 향상에도 힘썼다. 기술혁신을 위해 자체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고객사가 원하는 특수 용기를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제품 품질에 대한 케이아이비의 진심은 어느새 고객사에 전해져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우유 등 다수 거래처의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케이아이비는 혁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공정 최적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제품 성형에서부터 가공, 포장까지 한 라인에서 자동으로 생산하는 원스톱 인라인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이러한 생산 방식은 균일한 두께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제품을 경량화시키는 데 최적화됐다는 장점이 있다.

승승장구하던 케이아이비에도 깊은 고민이 있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탄소중립 노력에 대한 거래처 요구는 나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를 자체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탄소중립을 향한 발을 선뜻 내딛지 못하던 케이아이비를 일깨운 존재는 우연히 알게 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탄소중립 전환 지원사업이었다. 탄소중립 전환 지원사업은 저탄소 공정 전환이 시급한 중소기업에 탄소저감 방안 수립을 지원하는 컨설팅과 온실가스·에너지 감축 효과가 우수한 설비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박한규 대표를 포함한 케이아이비 경영진은 심사숙고 끝에 설비 도입 비용을 50%까지 지원하는 탄소중립 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2023년 탄소중립 전환 지원사업의 참가 기업으로 선정된 케이아이비는 탄소 전문가에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요소를 면밀하게 분석해주는 실시설계 컨설팅을 지원받았다. 그 결과 도입하려는 설비가 어느 정도 효율을 갖추고 있는지, 이를 통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케이아이비는 실시설계 결과를 바탕으로 왕복동식(피스톤) 공기압축기 2대를 인버터형 공기압축기 1대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설비 변경 시 연간 온실가스 584t CO2eq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1억8000만원 정도 전력비용을 줄일 수 있어 향후 2년 내 투자비용 회수가 가능하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장 부담이 됐던 설비 도입 비용 일부를 중진공에서 지원받았기에 케이아이비에는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었다. 또 탄소중립 전환 지원사업 참여를 통한 저탄소 전환은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를 체감한 케이아이비는 올해도 고효율 설비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저탄소 경영체계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박한규 대표는 "탄소중립 전환 지원사업 참여는 케이아이비에 있어 단순한 설비 교체가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로 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저탄소 공정을 도입해 친환경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고객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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