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품격 지킨 ‘전설’ 신지애, 후배들에게 경종… ‘올림픽 금 + 메이저 우승’ 리디아 고, 커리어 정점에

김경호 기자 2024. 8. 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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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가 26일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샷을 날린뒤 방향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백전노장 신지애(36)에겐 12년 만의 타이틀 복귀를 못이룬 아쉬운 기억으로 남게 됐다.

노련한 리디아 고(27·뉴질랜드)는 마지막 승부처에서 결정타를 날려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개인 3번째 메이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신지애는 26일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총상금 95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4개로 2타를 잃어 리디아 고(7언더파 281타)와 2타차 공동 2위(5언더파 283타)로 물러났다.

2005년 프로골프선수로 뛰기 시작해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 전세계 투어에서 64승을 거둔 ‘전설’ 신지애는 3라운드까지 1타차 선두를 달려 2008, 2012년에 이어 대회 3번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2001년 이후 최초로 대회 3승을 거두는 새 역사도 보였다.

신지애는 첫홀부터 세컨샷이 깃대를 때리는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여러번 기회를 잡았지만 퍼트가 뜻대로 안 되면서 서서히 뒤로 밀렸다. 신지애는 첫 버디를 낚은 7번홀(파4) 이후, 그리고 2타차 선두를 달리던 넬리 코르다(미국)가 더블보기로 무너진 14번홀(파5) 직후 공동선두를 이루며 우승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하늘은 신지애의 편이 아니었다. 15, 17번홀에서 다시 1타씩 잃고 우승에서 멀어졌고 승부가 갈린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리디아 고가 26일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2타차 역전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파이프|AFP연합뉴스



리디아 고는 16번홀을 끝낸 뒤 자신이 공동선두가 됐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어려운 17번홀을 파로 막고, 18번홀을 버디로 끝낸다’는 전략을 그대로 현실로 만들었다. 18번홀(파4) 세컨샷이 홀 1.5m 옆에 붙어 버디로 연결되면서 리디아 고의 역전승은 현실이 됐다. 1타차로 추격하던 릴리아 부는 18번홀에서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약 4m 버디 퍼트를 너무 짧게 친 뒤 파 세이브마저 실패해 신지애, 인뤄닝, 코르다에게 공동 2위를 내줬다.

LPGA 투어 통산 21승, 2016년 ANA 인스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 이후 8년 만의 메이저 우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마치 동화와도 같고 천국에 있는 기분”이라며 “미친듯한 3주 사이에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메이저 우승이 모두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15세 아마추어선수 시절부터 LPGA 투어 우승을 거두고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골프천재 소녀’로 명성을 떨친 리디아 고는 2016년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가 2022년 부활후 지난해 다시 무승에 그치는 시련을 반복했지만 올해 시즌 2승과 올림픽 금을 거머쥐며 커리어의 정점에 섰다.

신지애는 올해 목표이던 올림픽 출전 불발을 보상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지만 세월을 거스르는 변함없는 실력으로 무기력증에 빠진 후배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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