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한경협, 정경유착 끊었는지 의문"

박순원 2024. 8. 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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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인적 쇄신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3기 준감위 회의 전 취재진과 만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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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리는 삼성 준감위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인적 쇄신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정경유착과 인적 쇄신을 언급한 것은 지난 정례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재계에서는 이 위원장이 같은 사안을 또 한 번 강조한 것에 비춰 비판 강도가 기존보다 강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3기 준감위 회의 전 취재진과 만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것과, 임기 후에도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경협이 정경유착을 끊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회의가 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협회 상근 고문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병준 전 한경협 회장 직무대행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고문은 박근혜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서 다양한 보직에 임명됐던 인물이다.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류진 회장의 취임 후 고문으로 한경협에 남아 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치인 출신이 (한경협에) 계속 남아 특정 업무를 한다면 유해한 것이 될 수 있고,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더라도 회비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예우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무익한 일"이라며 "특정 자리가 정경유착의 전리품이 되어 원칙을 무너뜨리는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빠른 시일 내에 회비 납부에 대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뜻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결정 시기를 묻는 질문에 "삼성 준감위는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삼성과 아무런 의사 교환이 없으며, 준감위에서 독립해 의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지난 3월 말부터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달 초 현대차그룹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회비를 납부했고, 지난주 SK그룹이 회비 납부에 동참했다. 삼성과 LG는 아직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준감위의 설립 목적은 정경유착을 끊고자 하는 데에 있다"며 "준감위가 한경협 회비 납부에 부정적 입장이라면, 그룹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회의 때도 "한경협이 인적 쇄신이 됐는지 위원회 내에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위원장의 발언 강도가 다소 높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지난 회의 때도 정경유착·인적 쇄신과 관련한 메시지를 낸적이 있어, 같은 문제를 이번에 또 한 번 강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같은 문제를 다시 강조한 만큼, 비판 강도가 기존보다 더 강해진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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