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채의 센스메이킹] 〈60〉AI 시대 성공을 위한 3가지 사고 방식
“챗GPT를 사용해도 될까요?” 지난 몇 년 간 미국의 학생과 교사들은 대학 지원 과정에 급격히 등장하게 된 위 질문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교육 연구 기관인 파운드리10(foundry10)의 2월부터 3월까지 청소년 523명, 교사 4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2023~2024년 대학 지원자 중 약 3분의 1이 입학 에세이를 작성하는 데 인공지능(AI) 도구를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학생들은 주로 에세이의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거나 맞춤법 및 문법을 검토하는 데 AI를 사용했으며, 교사들은 추천서 작성에 AI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AI 사용 사례가 윤리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교사와 학생 간 혼합된 견해가 확인됐고, 나아가 중간 소득 이상의 가정에서 온 학생들이 AI 도구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점에서 AI에 대한 접근성 관련해 경제적 배경에까지 연계된 공정성 논의까지 촉발시켰다 한다.
해당 연구에서 확인되는 흥미로운 현상은 AI 사용을 둘러싼 관련 업계 전반의 기대와 평가가 AI 출현 이전의 평가 방식과 기준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즉, 일상에 빠르게 스며드는 AI 활용으로 인한 개개인의 역량의 변화를 업계가 올바로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 정립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른 업계 기업들의 새로운 직원 역량 평가 및 보상 체계 구축에 대한 필요를 낳고 있으며 나아가 견고한 미래를 보장할 거라 믿어왔던 직업의 변질과 가치 상실에까지의 불안마저 불러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콜센터 및 고객 서비스 관련 직종, 번역가 및 통역사, 시장 조사 분석가, 대면 영업인 및 광고 대행사 등이 해당된다.
전통적으로 인간은 스스로를 기술의 마스터, 즉 인간만이 기계 기술을 완전히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로 이에 대한 투자 및 발전을 꾀해왔다. 하지만 이는 기계 기술을 도구로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AI가 미래의 인간에게 큰 변혁을 일으킬 거라는 믿음, 어떤 직업이 사라질지,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생존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논의는 결국 기계 기술을 정복하지 못한 인간의 패배라는 관점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같이 전통적인 PPT(People, Processes, Tools) 모델로 사람과 도구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접근은 AI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학생과 교사들의 사례에서 확인되듯 여전히 우리는 이전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 구조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AI를 통해 더 나은 업무 및 개인의 성장 과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AI를 단순한 도구나 인간의 대체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를 하나의 새로운 주체로 바라보는, 하이브리드로서의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을 우리는 매일 접하고 있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AI 중심의 미래에서 경쟁하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건 직업이 아닌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AI를 활용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집중이 이에 해당한다. 관련해 3가지 사고방식을 참고해 볼 수 있다. 첫째, 시간이 아닌 영향력을 중시해야 한다. 필요로 하거나 목표로 하는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해 들이던 시간은 이제 AI를 통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축되었다. 외국어로 쓰인 문서의 번역이나 요약, 1인 앱 서비스 출시를 위한 코딩까지 이전에는 기대하지 못했던 결과물을 빠른 시간에 만나볼 수 있게 된 만큼 어디에서 가장 큰 가치 창출이 예상되는지를 찾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 둘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온라인에 넘쳐나는 콘텐츠와 AI가 가져오는 접근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AI 덕분에 꿈을 가로막고 있던 유일한 장애물은 점점 더 자기 자신일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관련해 코딩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전문성을 갖추고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AI가 각 분야 내에서 인정받던 기준들의 상향 평준화가 대중화되어 감을 확인하고 있다. 이는 곧 전문성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AI가 본질적으로 어떤 작업에 있어서도 인간 지능의 평균을 생성하도록 설계된 점을 고려해 볼 때,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은 더 쉬워질 것이나 이를 거의 노력 없이 이루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때문에 오히려 더 뛰어난 전문가의 시대가 예정되어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에 맞춰 계획을 세워 나아가야 하는 강력한 이유다.
손병채 ROC(Reason of creativity) 대표 ryan@reasonofcreativi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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