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장악 칼부림 막아준 법원에 감사···절차 불법성 드러나”

조해람 기자 2024. 8. 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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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들이 지난달 5일 서울 상암동 MBC 경영센터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의 위법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를 선임한 효력에 일단 제동을 걸자, MBC는 “MBC를 장악하려는 칼바람을 막아준 법원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MBC는 26일 입장을 내고 “이번 결정은 2인 체제의 구성적 위법성, 이사 선임의 절차적 불법성, 소개하기도 부끄러운 저질 이사 임명이 얼마나 무도한지를 보여준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역사적인 결단”이라며 “‘7월31일 방송장악 쿠데타’가 저지된 원천은 마지막 남은 MBC마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절대 다수 시청자, 시민들의 마음과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했다.

MBC는 “MBC는 공영방송 장악 음모가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종료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MBC는 시민들의 성원을 디딤돌로 본안 소송에서도 반드시 승리해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언론계와 야권도법원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언론노조는 “방문진 이사 임명 과정의 불법성을 본안 소송을 통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도덕적·정치적·법적 심판에 직면한 셈”이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들으라. 이제라도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중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출구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법리에 근거해 상식과 정의에 부합한 결정을 내린 법원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위법적 2인 체제 의결을 다시 내세운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임명 강행이 방송장악용 무리수였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재차 증명되며 헌법적 가치를 지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쿠데타가 저지됐다”며 “법원 판단은 법과 원칙에 부합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용기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법원이 2인 방통위의 의사결정이 “방통위법과 방문진법이 이루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할 수 있다”고 한 점을 두고는 “우리는 2인 구조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하면 안된다고 입이 아프게 말해 왔고, 방송 4법을 개정하고 정상적인 방통위를 구성해서 이사 선임을 하자고 했다”며 “야당 과방위원들이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끊임없이 강조했던 방문진 이사 선임의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31일 2인 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6명을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MBC 경영진 임명권을 갖는다. 권태선 이사장 등은 지난 5일 “임명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방문진 이사 임명처분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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